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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

HL홀딩스, HL만도 배당 수령액 예측이 어려운 이유

HL클레무브가 투자한 중국 스타트업 상장, 지분 평가 손익에 따라 순이익 변동

김형락 기자  2024-10-24 15:22:37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 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 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 사용 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 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 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 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 본다.
자동차 부품 업체 HL만도 수익성은 HL그룹 지주사 HL홀딩스 현금흐름을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다. HL홀딩스는 HL만도에서 거두는 배당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원천이다. 올해 상반기 HL만도 순이익이 지난해 온기 실적은 넘어섰지만 배당 확대를 예단하긴 이르다. 영업외손익 변동성이 지난해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HL만도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1576억원이다. 지난해 온기 순이익(1546억원)을 6개월 만에 돌파했다. HL만도가 배당 기준으로 삼는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반기순이익(1441억원)도 지난해 온기 실적(1356억원)을 상회한다.

HL만도는 올해부터 3년 동안 지배주주순이익 20% 내외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 HL만도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배주주순이익 20% 안팎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는 실적을 개선해 전기 대비 주당 배당금을 상향했다. 2022년 235억원이었던 결산 배당은 지난해 282억원으로 늘었다.


상반기 실적만 가지고 올해 HL만도 배당 확대를 단정하긴 어렵다. HL만도 영업외손익이 하반기에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HL만도 100% 자회사 HL클레무브(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자율주행(AD)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가 투자한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iMotion Automotive Tech)이 지난해 12월 홍콩 증권거래소애 상장해 연결 실체 재무제표에 매 분기 말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지분 가치를 인식하면서 영업외손익 변동 폭이 커졌다.

HL만도는 올해 전망치에 부합하는 상반기 실적을 거뒀다. 연초 연간 매출 목표는 8조7228억원, 영업이익률 목표는 4%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4조2547억원,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1652억원이다. 상반기에 연간 매출 목표치를 49%로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3.9%였다.

올해 반기 순이익률은 영업이익률과 비슷한 3.7%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순이익률이 2.3%로 영업이익률(3.6%)보다 1.3%포인트(p) 낮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외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해 순이익률이 상승했다.


HL만도는 올 상반기 iMotion 주식에서 평가 이익을 거둬 영업외손익을 개선했다. 공정가치 금융자산 평가 손익 1223억원을 기타손익으로 인식했다. iMotion 주식에서 발생한 평가 이익은 1242억원이다. 올 상반기 HL만도 기타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5억원 증가한 1321억원이다.

올 3분기에는 iMotion 주식 평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Motion 주가는 지난 7월 급락한 뒤 9월까지 6월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33.5홍콩달러(HKD)였던 iMotion 주가는 지난 6월 말 81.3HKD로 올랐다. 지난 9월 말에는 28.9HKD로 떨어졌고, 지난 23일 종가는 26.4HKD다.

HL홀딩스는 관계기업 HL만도(지분 30.25% 보유)에서 받는 배당이 주요 현금 창출원이다. 올 상반기 HL홀딩스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8억원이다. HL만도가 지난 4월 지급한 지난해 결산 배당(282억원) 중 지주사 몫은 85억원이었다. 올 상반기 지주사가 계열사에서 거둔 배당은 HL리츠운용 배당(3억원)을 포함해 총 89억원이었다. 지난 4월 지주사가 주주에게 지급한 지난해 결산 배당은 19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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