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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체제 5년차 롯데카드, 비상임이사로 롯데쇼핑과 '접점'

이우경 롯데쇼핑 본부장, 롯데카드 기타비상무이사 겸직

김지효 기자  2024-09-30 09:27:34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의 굵직한 포트폴리오 중 한 곳이다.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려 1조7500억원을 주고 롯데카드 지분 80%를 사왔다.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의 품에 안겼지만 여전히 롯데그룹은 나머지 지분 20%를 들고 있다. 지분을 남겨 둔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매각 이후에도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를 참여시키며 접점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사회 7인→9인으로 확대, MBK파트너스 '믿을맨' 2명 이사회 합류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건 2019년 말이다. 롯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지분 80% 중 MBK파트너스의 우군으로 참여한 우리은행이 지분 20%를 가져갔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현재 지분 59.83%와 경영권을 쥐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 롯데카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꾸려져 있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에는 9명으로 증가했다.

사내이사는 오히려 1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기타비상무이사 3명이 합류하며 이사회 구성원이 증가했다. 자산 2조원 이상을 보유한 카드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과반 이상 선임해야 하기 때문에 사외이사 또한 1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이 됐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3명 가운데 2명은 MBK파트너스 소속이다. MBK파트너스의 ‘믿을맨’ 김광일 부회장과 이진하 부사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롯데카드 경영권 인수 직후부터 이사회에 합류해 현재까지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MBK파트너스 3인 부회장 중 한명으로 바이아웃 부문 ‘키맨’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다 2005년 김병주 회장의 제안으로 MBK파트너스에 합류했다. 홈플러스, 롯데카드 등 MBK파트너스의 굵직한 딜을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분쟁과 관련해 기자회견 전면에 나설 정도로 MBK파트너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부사장은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6년 MBK파트너스에 합류했다. 그는 MBK파트너스의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과 롯데카드 인수 등 다수의 금융 딜을 주도했다. MBK파트너스에게 큰 수익을 안긴 두산공작기계 딜도 그가 이끈 딜이다. 이 부사장은 MBK파트너스의 운용역 중에서도 박태현 파트너와 함께 차세대 주자로 평가 받는다.


◇롯데그룹 매각 이후에도 기타비상무이사 ‘연결고리’

나머지 기타비상무이사 한 명은 롯데쇼핑 소속이다. 롯데쇼핑 소속 첫 기타비상무이사는 김대수 롯데쇼핑 수도권1, 2지역장이었다. 그는 2019년 10월부터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다 2021년 12월 자리에서 내려왔다. 김 지역장이 이사회에서 빠진 이후 롯데쇼핑 소속 기타비상무이사는 한동안 선임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도 기타비상무이사를 추가로 선임하지 않아 이사회는 8명으로 운영됐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다시 롯데쇼핑 소속 기타비상무이사가 합류하며 이사회는 다시 9명이 됐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한 롯데쇼핑 인사는 이우경 롯데쇼핑 유통군 HQ마케팅혁신본부장이다. 이 본부장은 LG전자와 LG생활건강을 거쳐 2022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사회에서도 드러나듯 롯데카드는 경영권 변동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롯데그룹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으로서도 이 같은 협력관계를 놓기는 아쉽다. 롯데쇼핑이 영위하고 있는 유통업과 롯데카드의 사업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이 현대카드와 특화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그전까지는 롯데카드를 통해서만 제휴카드를 발급해왔을 정도다. 이런 시너지 효과를 염두한 롯데그룹도 MBK파트너스에 롯데카드를 매각할 당시 롯데지주·롯데캐피탈·부산롯데호텔로 흩어져있던 롯데카드의 남은 지분을 모두 롯데쇼핑에게 넘기면서 롯데쇼핑과 롯데카드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뒀다. 롯데쇼핑은 당시 계열사들로부터 인수한 롯데카드 지분 20%를 아직 들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에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우리은행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지만 따로 기타비상무이사를 파견하고 있지 않다. 그만큼 롯데쇼핑이 롯데카드와 협력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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