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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

연준 '빅컷'에 한국물 '이종통화' 발행 늘까

달러화 약세 전망에 매력 확대…국책은행·공공기관 조달 동향 관심

이정완 기자  2024-09-20 15:51:4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에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의 조달 통화 의사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 한국물 발행사는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달러화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하지만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G3 통화가 아닌 이종통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달러화 약세가 시작되면 스와프(Swap)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비G3 통화 발행 비중 4%

미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준금리는 기존 5.25~5.5%에서 4.75~5.0%로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린 셈이다. 연준은 함께 발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안으로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미 금리 인하 전부터 미국 달러화 가치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통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해당 통화 가치도 덩달아 하락한다.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에도 가치 변화가 잘 드러난다. 1년 전 106에 달하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0 수준으로 낮아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강달러 기조가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출처=Investing.com)

이렇게 되면 한국물 발행사의 고민도 커진다. 올해 상반기 한국물 통화별 발행동향을 살펴보면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93%(281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달러화 발행 비중은 83%였는데 9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달러화는 매년 80~85%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 들어 유난히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비G3 통화 발행 비중은 그만큼 감소했다. 지난 반기 동안 비G3 발행액은 12억달러로 전체 한국물 발행액의 4%에 그쳤다. 비G3 발행 비중은 2022년 6%에서 지난해 4%로 줄더니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달러화 약세가 시작되면 상대적으로 이종통화 발행 메리트도 커진다. 일반적으로 한국물 발행사는 이종통화로 발행한 뒤 달러화로 스와프(Swap)를 하는데 달러화 대비 다른 통화 가치가 높아지면 스와프 조건도 유리해진다.

◇달러채와 다른 투자자 구성도 매력

이종통화 발행에 나설 후보로는 국책은행과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대표적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호주달러, 파운드화로 한국물 발행을 실시한 경험이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또한 1분기 스위스프랑을 택해 약 4억달러를 조달했다. 민간기업 중에선 대우건설이 지난 3월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 신탁기금인 신용보증투자기구(CGIF) 보증을 받아 1억5000만싱가폴달러를 마련했다. 달러화로 환산하면 1억달러 수준이다.

이종통화 선택은 투자자 다변화 차원에서도 실익이 크다는 평이다. 최근 한국물 시장은 전반적으로 늘어난 발행 규모로 인해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한창이다. 이미 달러화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확보해뒀으니 이종통화로 새 기회를 모색하자는 의미다.

특히 한국물 대표 발행사인 국책은행의 이종통화 활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은 선진국형 모델인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스타일로 발행을 했거나 발행을 준비 중인데 이미 탄탄한 수요를 자랑하는 중앙은행, 공적기관, 국부펀드 등을 넘어 글로벌 은행 수요를 확보하려면 이종통화 조달 시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형 연기금의 경우 달러화와 다른 통화 포트폴리오를 다르게 운용하는 곳이 많다"며 "물론 이종통화 발행에 조달 규모 대비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두 포트폴리오에 모두 속하려면 점진적으로 이를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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