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이사회 평가 과정에서 가장 큰 감점 요소로 작용한 것은 경영성과였다. 지난해 대규모 지분법 손실을 인식하면서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경영성과 항목의 부정적 평가로 이어졌고, 전체 성과를 갉아먹은 셈이 됐다. 이사회 견제기능 역시 타사에 비해 비교적 느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항목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11번가와 티맵모빌리티 등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면서 투자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스퀘어는 SK그룹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법인이다. SK㈜가 지분 30%가량을 갖고 있고 최태원 그룹 회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 부회장 등도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일 현재 시가총액은 9조6500억원 정도다.
◇ 이사회 참여도 최고점…경영성과 최하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2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면면을 평가한 결과 SK스퀘어 점수는 255점 만점에 175점이었다.
각 문항 당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던 항목은 참여도 항목이었다. 총 8개 문항으로 구성된 참여도 항목 점수 합계는 40점 만점에 32점이었으며 문항 평균 점수는 5.0점 만점에 4.4점이었다. 이사회 구성 항목이 3.8점을 기록했고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등 두 항목이 각각 3.6점이었다. 견제기능 항목이 3.2점, 경영성과 항목이 2.5점이었다.
SK스퀘어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의 등기이사로 꾸려져 있다. 작년 한해 이사회는 총 12번 개최됐는데 이사들의 평균 이사회 출석률은 91.7%를 기록했다. 의무설치 대상 이외 이사회 소위원회로는 ESG위원회와 인사보상위원회가 있는데 작년 한해 각각 4차례, 5차례 개최해 비교적 활발했다.
이사진 대상 교육도 작년 한해 6차례 개최됐고 이사진 출석률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참여가 적극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구성 측면에서는 소위원회 위원장이 모두 사외이사로 채워진 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 이사회 지원조직이 체계적으로 구축된 점 등도 좋은 점수를 받으면서 평가 전체 점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의 경우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사업보고서와 홈페이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거버넌스 관련 정보를 충실히 담아내고 지난해 향후 3년치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해 정보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사진 대상 평가를 수행하며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는 등 평가개선 활동 역시 활발했다는 평가다.
◇ 실적 후퇴로 평균치 한참 미달…견제기능도 도마 위
발목을 잡은 것은 기업 성과였다. 지난해 SK스퀘어의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2조276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가량 감소했다. 연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조3400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11번가와 SK하이닉스, 티맵모빌리티 등 SK스퀘어가 출자하고 있는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 대규모 지분법 손실을 반영한 여파가 상당했다.
이에 따라 경영성과 항목을 구성하고 있는 문항들이 최저점 수준에 머물렀다. 경영성과의 경우 KRX300을 구성하고 있는 코스피 상장사 217개사와 코스닥 상장사 83개사 중 금융 상장사를 제외한 277개 상장사 평균치와 비교했다. 극단적 수치 반영으로 평균이 왜곡 산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항목 상·하위 10% 종목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그 결과 평균 매출 성장률은 4.7%를 기록했고 영업이익 성장률은 2,4%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 수준이었고 총자산이익률(ROA)은 3.8% 정도였다. 평균치를 웃도는 정도에 따라 점수를 책정했고 평균치에 미달하거나 점수 자체가 마이너스이면 최저점을 책정했다. SK스퀘어는 경영성과 부문에서 점수를 취득하는 데 실패했다.
견제기능 항목도 부진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상 작년 한해 사외이사 회의가 열리지 않은 점이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SK스퀘어 측은 이사회 직전 사외이사 회의가 개최되고 있으며 이 내용이 공시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 미등기임원 보수가 등기이사 보수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인 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오너 일가가 책임소재가 약한 미등기이사로 등재하고 고액연봉을 받아가곤 한다. 미등기 임원 보수가 등기이사 보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부작용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