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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관리 전략

IBK연금보험, 발빠른 자본확충에도 여전한 시장 리스크

⑨지속 외부조달로 새 제도 선제 대응…고금리 지속에 시장위험액 관리 '난항'

강용규 기자  2024-07-22 15:58:59

편집자주

지난해 보험업계에 밀어닥친 회계기준 변경의 충격은 보험사들이 안고 있는 자본관리 과제에 무게를 더했다. 약점 보강을 위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러시는 계속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효과가 장기적인 자본관리의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경영전략의 수립이다.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현황과 효과, 향후 전략을 들여다본다.
IBK연금보험은 전업 연금보험사다.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수 없다는 한계가 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맞물려 자본관리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잠잠한 상태이나 IBK연금보험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해마다 외부로부터의 조달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회계제도 변경에 대응해 왔다. 다만 포트폴리오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로 인해 자본관리의 '본질적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연금보험 집중 포트폴리오, 요구자본 관리 리스크로

IBK연금보험은 2024년 1분기 말 지급여력제도(K-ICS제도, 킥스제도)상 자본이 가용자본 95233억원, 요구자본 4910억원으로 집계돼 지급여력비율이 194%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경과조치가 없다면 IBK연금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89.3%까지 낮아진다. 보험업법상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0%를 하회하는 수치다.

구 지급여력제도(RBC제도)가 적용되던 2022년 말까지만 해도 IBK연금보험은 지급여력비율 182.8%의 안정적인 보험사였다. 그러나 2023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회계기준의 도입과 함께 지급여력제도 역시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개정된 킥스제도로 바뀌자 IBK연금보험의 자본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IBK연금보험은 연금보험의 라이선스만을 보유한 전업 연금보험사로 포트폴리오가 저축성보험에 집중돼 있다. 이는 새 회계제도에서 2가지 리스크를 안는다. 첫째는 보장성보험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겪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의 어려움이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기대이익이면서 동시에 가용자본상 조정준비금에 반영되는 요소다. 저축성보험은 만기 시 대부분 환급이 예정돼 있는 만큼 보장성보험 대비 CSM 확보에 불리하며 이는 1분기 말 기준 IBK연금보험의 조정준비금이 -2185억원을 기록해 가용자본을 갉아먹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나마 전년 동기의 -2895억원보다는 부담이 줄어든 상태다.

두 번째 리스크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듀레이션 미스매치)에 따른 금리 위험 노출이다.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 대비 만기가 짧아 지금과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자산 대비 부채의 평가손실이 보장성보험 대비 크게 나타난다. 이는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위험 관리, 즉 요구자본상 시장위험액의 관리가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IBK연금보험은 2023년 1분기 4670억원의 시장위험액을 그 해 3분기 3929억원까지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1분기 기준으로는 다시 4895억원으로 불어나 있다. 시장위험액의 관리는 IBK연금보험이 전업 연금보험사로서 영업을 지속하는 한 계속해서 안게 될 과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자료=IBK연금보험)

◇계속된 외부 자본조달, 올해는 '숨고르기'

IBK연금보험은 IFRS17 회계기준 도입과 그에 따른 지급여력제도 변경에 일찍부터 대비해 왔다. 2021년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시작으로 2022년 2차례에 걸쳐 1100억원, 지난해 2000억원씩 후순위채를 추가로 발행해 보완자본을 늘려 뒀다.

이와 별도로 유상증자를 통해 2020년과 2023년 각 1500억원씩 기본자본을 확충하기도 했다. 4년간 총 66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것이다. 게다가 기본자본은 보완자본 대비 손실 흡수성이 높은 가용자본으로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 보강이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올들어 IBK연금보험은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이 잠잠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2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상황에서 추가 유상증자는 100% 모회사 IBK기업은행에 부담을 지속 전가하는 것과 같으며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의 경우 고금리 지속에 따른 높은 이자율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일각에서는 IBK연금보험의 자본관리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속도 조절에 무게를 두는 시선도 나온다. IBK연금보험은 경과조치 전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지난해 1분기 68.9%에서 올 1분기 89.3%까지 높아졌다. 감독 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변경이 반영된 2023년 3분기를 제외하고는 매 분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경과조치를 통해 자본관리 안정화의 시간적 여유를 벌어둔 뒤 이를 활용하며 점진적으로 가용자본을 확대하는 중"이라면서도 "결국 전업 연금보험사로서 요구자본 관리상의 리스크를 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외부 자본확충의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IBK연금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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