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Radar
'이제 하반기인데' 금융지주 산하 LP, 출자업무 '스톱'
RWA 이슈에 상반기부터 출자 제한, GP 출자전선 '악재'
이영호 기자 2024-07-09 10:49:32
금융지주 산하 기관투자자(LP)들이 일찌감치 출자업무를 스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LP시장을 직격했던 위험가중자산(RWA) 이슈는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신규 펀드를 조성하려는 사모펀드 운용사(GP)들의 출자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9일 IB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산하 은행, 캐피탈, 증권사 등 상당수 금융사들은 지난 상반기부터 출자업무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RWA 제한으로 기업투자 익스포저가 이미 최대치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RWA 이슈는 지난해 '바젤3' 규제 도입으로 본격화됐다. 바젤3는 금융사 BIS 자기자본비율이 10.5%를 넘길 것을 요구한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금융사가 위험자산을 자기자금으로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다. 출자, 대출금에 위험가중치를 설정하는데 RWA가 높아질수록 BIS 자기자본비율은 떨어진다. 출자할수록 금융사가 비축할 자기자본도 커지는 구조다.
실제 금융지주 계열 LP 상당수는 출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GP 측에 피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출자를 더 늘렸다간 RWA 비중이 제한선을 넘길 수 있어 신규 출자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지주 계열 LP들이 신규 출자보다 인수금융 실적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사에 재직 중인 복수의 출자 담당자는 "상반기부터 신규 출자가 어려워져 GP 측 출자요청을 반려하고 있다"며 "현재도 출자 여력이 매우 빡빡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슈는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업계 대표적 LP 중 한 곳인 신한캐피탈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일찍감치 북 클로징 수순에 들어갔다. 연말도 아닌데 출자가 조기 마감되면서 펀드 투자금을 모집하던 GP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올해에도 조기 출자 중단 사례가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지주 산하 LP로선 투자금 회수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기업 투자금을 돌려 받아야 그에 상응하는 만큼 신규 출자를 단행할 수 있어서다. 올해 적잖은 GP가 서둘러 포트폴리오 매각에 나서는 배경에는 금융사들의 투자금 회수 요청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펀드 조성을 위해 투자금을 모집하는 GP에는 악재다. 금융지주 산하 LP들은 그 수가 많고 출자금을 집행하는 규모도 적잖다. LP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평이다. 출자 제한에 직면한 LP를 제외한다면 GP 선택지는 크게 좁아진다. 출자 가능한 LP 폭이 줄어들수록 출자 허들은 더 높아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자 난이도가 높아 신규 딜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며 "공동운용사(Co-GP) 전략으로 선회해야 할지 고민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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