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골관절염 치료 신약 '인보사'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에 480억원의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코오롱티슈진에 투입한 금액만 1500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인보사 미국 허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3상이 막바지로 가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허가작업을 준비하는 만큼 끝까지 재정지원을 이어간다는 의지다.
◇모기업 코오롱, 코오롱티슈진 유증에 단독참여…3상 지원 코오롱은 23일 코오롱티슈진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키로 결정했다. 코오롱은 이달 30일 478억원을 납입해 신주 76만2350주를 수취한다.
이번 조달 자금은 코오롱티슈진이 진행 중인 인보사 미국 3상에 쓰인다. 인보사 미국 3상은 총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임상이다. 최근 환자 모집을 완료해 상반기 중 투약을 마칠 예정이다.
임상은 투약 후 2년간 추적관찰을 한 뒤 최종 완료된다. 코오롱티슈진은 투약을 마친 후 추적관찰 기간 미국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신청(BLA)을 위한 서류 준비에 들어간다. BLA 제반 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위해 이번 유증이 이뤄졌다.
지주사인 코오롱은 2021년부터 매년 코오롱티슈진에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지원해왔다. 그간 코오롱티슈진에 출자한 유상증자 자금은 2021년 291억원, 2022년 350억원, 2023년 400억원으로 1041억원에 달했다. 올해 478억원을 추가 출자함으로써 총 지원 자금이 1519억원에 이른다.
코오롱티슈진은 연구개발전문 기업으로 스스로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상장기업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출을 낼 뿐이다. 지난해 코오롱티슈진이 올린 연매출은 약 37억원으로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해 만든 실적이다.
글로벌 임상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은 모두 코오롱에서 수혈 중이다. 매년 코오롱을 대상으로 유증을 진행한다. 코오롱의 코오롱티슈진 지분은 2020년 27.2%에서 지난해 37.1%까지 늘었다. 올해 추가 대금이 납입되면 지분율이 39.2%에 달하게 된다.
◇美 허가에 거는 기대…"책임지고 끝까지 지원" 4년간 약 1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만큼 코오롱이 인보사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룹 내 자회사 중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이로 인해 지주사가 떠안는 부담이 커졌음에도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그만큼 인보사 미국 허가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바이오 신약은 코오롱이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다. 비록 인보사가 국내서는 재기가 어렵게 됐지만 미국에서 허가를 받는다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수 있다.
인보사는 국내 허가를 받은 지 약 2년 만에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핵심성분이 허가심사 때 제출했던 것과 다른 성분임이 밝혀지면서다. 국내 허가 담당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취소 불복소송을 냈지만 최근 2심에서 패소했다.
미국은 글로벌에서 가장 큰 시장인 만큼 인보사가 허가를 받으면 더 큰 재기를 노려볼 수 있다. 미국 허가를 기반으로 전 세계 각국으로 진출을 꾀할 수도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미국 허가신청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함이며 향후 상업생산을 준비하는데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지않은 금액이나 지주사로서 책임있게 티슈진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