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미국 바이오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Kolon Tissuegene·이하 티슈진)의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했다. 작년 티슈진의 코스닥 시장 거래 재개 때부터 예정했던 투자의 실행이다.
코오롱은 27일 공시를 통해 티슈진 신주 76만1089주를 400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취득일자는 5월 10일이다. 지분율은 기존 33.7%에서 36.84%로 올라간다.
코오롱은 작년 10월 티슈진이 코스닥 시장거래를 재개하던 시점에 이미 위 투자집행을 예고한 바 있다. 2023년 4월내로 미화 3000만 달러(약 4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코오롱 자체 보유 현금성자산은 작년말 340억원에 그쳤지만 올 연초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을 모아 티슈진에 힘을 실어줬다. 바이오신약 성공을 향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염원이 느껴지는 행보다.
◇코오롱티슈진, 미국 3상 완료 2025년 예상
코오롱은 작년 말 보유한 현금성자산 340억원을 웃도는 수준의 투자를 티슈진에 단행해 눈길을 끈다. 외부 조달 없이 계열사 배당수익을 활용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사내현금으로 충당했다"고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이 상반기에 들어오는 구조라 작년 말보다 현금보유량이 높다"고 말했다.
연초 자회사인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각각 58억8500만원, 122억7000만원을 배당수령했다. 작년말 현금성자산에 더하면 상반기에 521억5500만원 수준이다.
이번 지원금은 티슈진의 TG-C 파이프라인 미국 임상 3상을 위해서다. 510명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티슈진 공시에 따르면 임상 3상 투약은 2023년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투약 환자들에 대한 추적관찰은 2년이다. 계획에 차질이 없다면 미국 품목 허가신청은 2026년 이후로 예상된다.
작년 말 기준 티슈진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597만 달러(약 616억원)였다. 여기에 이번 코오롱에서 수혈받은 400억원을 더해 약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티슈진은 연간 300억원 남짓의 TG-C 연구개발비를 쓰고 있어 품목 허가 신청 기한 목표로 잡은 2026까지 3년간의 운영을 위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한 상태다.
◇우여곡절 많았던 TG-C 개발역사
코오롱티슈진은 1999년 코오롱그룹이 미국 메릴랜드주에 설립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TG-C의 국내판권을 2000년 코오롱생명과학에 이전했다. TG-C는 2017년 7월 '인보사'라는 이름으로 국내품목허가를 이뤘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최초 유전자치료제였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인보사의 원개발사인 티슈진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다. 2017년 10월 상장하며 주당 2만7000원 공모가로 총 2020억원을 조달했다.
다만 2019년 인보사의 원료 세포를 중요서류에 착오기재한 점이 뒤늦게 드러났다. 급기야 식약처가 허가를 취소했다. 개발사인 티슈진은 2019년 5월 28일부터 약 3년간 거래가 정지됐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FDA는 티슈진의 TG-C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2020년 4월 승인했다. 기재착오와 무관하게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평가였다. 티슈진은 2021년 12월부터 임상 3상 투약을 재개했다. 국내 시장에서 2022년 10월 25일 주권거래가 재개됐다.
◇코오롱, 3년간 티슈진에 총 1041억 투입
코오롱은 티슈진의 거래정지 기간에도 꾸준히 자금을 투입했다.
2021년 12월 354억원 유상증자에 코오롱이 291억원, 이웅열 명예회장이 63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작년 8월 387억원 규모 유증에 코오롱이 350억원, 이 명예회장이 38억원을 넣었다. 주당 4만8865원 가치였다.
이번 유상증자까지 합하면 코오롱이 티슈진에 투자한 금액은 1041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액수는 101억원이다.
티슈진은 또한 작년 9월 영구 CB 발행으로 330억원을 조달했다. 블리츠자산운용, 지브이에자산운용을 대상으로 30년 만기 CB를 발행했다. 다만 2025년 3월부터 중도상환권이 발휘될 수 있다.
코오롱은 거래재개된 티슈진의 경영안정화를 위해 보유지분 전량인 464만주를 2025년 10월까지 보호예수할 것을 약속했다. 이 회장도 보유주식 238만주에 대해 2024년 10월까지 자발적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티슈진 주요 주주는 코오롱, 이웅열 명예회장, 코오롱생명과학 등이다. 코오롱 49.74%를 이 명예회장이 지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