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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유동성 점검

현대캐피탈, 조달시장 안정세 유동성비율 하향 조정

회사채 확대 단기조달비중 1%대 낮춰, 해외 조달경쟁력 강화

김경찬 기자  2024-05-10 07:28:41

편집자주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부실 가시화로 여신금융업권 전반에 걸쳐 건전성 우려가 커졌다. 자금조달에 직격탄을 맞은 건 캐피탈사다. 태영건설 사태 이후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CP) 조달마저 쉽지 않아졌다. 올해 상반기 캐피탈채 만기도래 규모는 29조원 수준에 달한다. 주요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현황과 유동성 등을 점검해 본다.
현대캐피탈이 조달시장 안정에 맞춰 유동성 지표를 정상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의 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유동성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략적으로 낮춘 것이다. 단기차입금을 줄이며 차입 안정성도 제고했다. 회사채 비중을 늘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조달시장 안정세에 유동성비율 적정 수준 조정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원화유동성비율 166.88%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1.6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신용등급 ‘AA-’ 이상 주요 캐피탈사 중에서 두 번째로 하락폭이 크다. 신한캐피탈이 150.75%포인트 하락하며 유동성비율 하락폭이 가장 컸다.

유동성비율 하락은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한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보수적인 유동성 정책을 운영했다. 자금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22년 유동성비율을 248.46%까지 확대했다. 이후 조달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유동성을 정상화하고 있다. 유동성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160%대로 낮췄다.

현대캐피탈은 장기차입금과 회사채의 조달 비중을 확대하며 차입 안정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회사채 평잔은 23조8652억원으로 전체 조달의 74.2%를 차지했다. 자금조달 총액은 평잔 기준 32조1825억원이다. 자산 성장에 따라 자금조달 규모가 전년보다 7.9%도 증가했다.

장기 차입을 늘리면서 단기조달비중은 1%대로 하락했다. 현대캐피탈은 단기조달비중이 공시된 2022년부터 줄곧 3%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회사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단기조달 잔액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단기조달비중은 1.87%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9%포인트 하락했다.

차입 만기 구조도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1년 이내 도래하는 유동성차입금 비중을 30%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자금조달 기간구조가 장기화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원화부채가 10조6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부채 비중은 39.2%로 다소 높아졌다.

자산과 부채 만기 불일치도 다소 해소됐다. 현대캐피탈은 자금 조달 만기의 편중을 줄이기 위해 월별, 연도별 차입 만기 비중을 관리하고 있다. 1년 이내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는 2022년 6조2217억원에서 지난해 4조2170억원으로 감소했다.

시장 금리 상승에 이자비용 부담은 커졌다. 지난해 평잔 기준 조달 이자율이 3.3%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 이자율이 3.3%로 1.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어음(CP) 이자율은 4.5%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우량한 신용등급 기반 국내외 크레딧라인 보유

현대캐피탈은 해외시장에서도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외화조달에 적극 나서며 차입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속금융사(캡티브)인 점이 해외 조달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의 외화채권 잔액 비중은 전체 차입의 17%를 차지했다. 국내채권이 56%, 자산유동화증권(ABS)이 17%를 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은 해외시장에서 ABS를 적극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발행한 외화 ABS는 1조원 규모로 최근 10년 내 여전사 ABS 발행 규모 중 최대 수준이다.

올해 해외시장에서의 조달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상향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 모두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우량한 캡티브 자동차금융이 신용등급 상승에 주효했다.

현대캐피탈은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기관에 크레딧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자금시장에 경색돼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차입 약정으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은행으로부터 한도액 485억원의 한도대출약정을 제공받고 있다. 또한 다수의 금융기관과 한도차입계약도 체결했다. 통화별 미국 달러가 3억2000만 달러, 엔화는 890억엔, 유로화는 6억유로, 한화 2조625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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