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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연체 리스크

현대캐피탈, 부실 '무풍지대'…자동차금융 안정성 입증

상위 10개사 중 0%대 연체율 '유일'…현대차 판매 지원 집중 성과

이기욱 기자  2024-05-07 17:30:32

편집자주

올해 제2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건전성 관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큰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연체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2금융권 각 금융사별 건전성 지표 흐름과 차주별 관리 현황 등을 심층 분석해본다.
캐피탈업계 1위 현대캐피탈은 건전성 관리에 있어서도 가장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상위권 경쟁사들 중 유일하게 0%대 연체율을 기록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사(Captive, 전속금융)로서 구축한 자동차금융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우수한 건전성 지표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 등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자산들의 건전성은 소폭 악화했다.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이 크지 않고 차주 신용도 등도 개선되고 있어 실제 부실 위험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상품 자산 중 82.1%가 자동차금융…연체율 0.12%포인트 개선

지난해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연체율은 0.95%로 집계됐다. 전년말(1.07%) 대비 0.12%포인트 개선됐다. 자산 기준 상위 10개 주요 캐피탈사(현대·하나·KB·신한·우리금융·산은·NH농협·JB우리·롯데캐피탈·현대커머셜, 신기술금융사 제외)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유일한 0%대 연체율이며 전년말 대비 연체율이 개선된 곳 역시 현대캐피탈뿐이다.

현대캐피탈 역시 지난해 1분기말까지는 1.17%의 연체율을 기록하며 건전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말과 3분기말 각각 1.03%, 0.97%로 하락세를 거듭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건전성 지표를 달성했다.

총 채권은 33조5501억원에서 34조8904억원으로 4% 증가했지만 1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3500억원에서 3200억원으로 오히려 8.6% 줄어들었다. 1~3개월 연체 채권이 1265억원에서 1137억원으로 10% 감소했고 3개월 이상 장기 연체 채권도 2235억원에서 2063억원으로 7.7% 줄어들었다. 아직 연체율로 산정되지 않는 1개월 미만 연체 채권이 8.6% 늘어나긴 했지만 113억원으로 총량이 크지 않다.

안정성이 높은 자동차금융 위주의 사업 구조가 우수한 건전성 지표의 바탕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59.72%)와 기아(40.13%) 등이 주요 주주로 있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 판매를 위한 금융지원이 주요 역할인만큼 사업 포트폴리오도 자동차금융 위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상품자산은 34조5267억원으로 이중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82.1%(28조3419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시기 부동산 시장 호황에 발맞춰 비자동차금융 자산을 22.4%까지 확대시키기도 했으나 지난해말 17.9%로 다시 그 비중을 줄였다.

◇비자동차금융도 신용대출 비중 축소…가계대출 건전성을 소폭 악화

비자동차금융 자산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상품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6조1849억원의 비자동차금융 자산 중 주택담보 대출이 51.04%(3조1567억원)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82%로 전년말(26%) 대비 10.18%포인트 축소했다. 신용대출의 잔액 자체가 1조8749억원에서 9782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부동산PF 대출도 1조5713억원에서 1조528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일부 비자동차금융 자산의 건전성은 소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대캐피탈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9%로 전년말(2.6%) 대비 0.3%포인트 악화됐다.

신용대출 연체율이 4.3%에서 4.8%로 0.5%포인트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2.2%에서 3.2%로 1%포인트 악화됐다. 기업대출 중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1.8%에서 2.5%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장기적인 부실 위험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채권 차주들의 신용도가 개선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중이다. 감사보고서상 현대캐피탈은 예상부도율 값에 기반해 상품별로 차주들의 신용등급을 1등급부터 6등급까지 나눠서 분류하고 있다.

대출 채권의 경우 2022년말 1, 2등급 차주 자산의 비중이 1.87%로 매우 낮았으나 지난해말 8.3%로 그 비중이 확대됐다. 반면 5, 6등급 저신용 차주들의 자산 비중은 23.4%에서 19.6%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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