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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유동성 점검

KB캐피탈, 차입 장기화 방점…하반기 만기 대응 과제

②만기 일정 고려 차입 규모 조절, 유동성 관리 만전

김경찬 기자  2024-04-04 10:51:53

편집자주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부실 가시화로 여신금융업권 전반에 걸쳐 건전성 우려가 커졌다. 자금조달에 직격탄을 맞은 건 캐피탈사다. 태영건설 사태 이후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CP) 조달마저 쉽지 않아졌다. 올해 상반기 캐피탈채 만기도래 규모는 29조원 수준에 달한다. 주요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현황과 유동성 등을 점검해 본다.
KB캐피탈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화한 자금조달의 만기구조를 정상화하고 있다. 금리인상기에 늘었던 단기 조달을 줄이고 회사채 비중을 다시 높이는 중이다. 차입금을 일부 상환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지표가 하락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이후로 집중된 조달 만기에 대한 대응이 유동성 관리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단기로 발행했던 원화부채를 꾸준히 3년물, 5년물 등 장기로 차환하며 조달 구조의 안정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 부채 만기 시점 따른 자금조달 준비, 충분한 조달로 유동성 안정화

KB캐피탈의 원화 유동성비율이 3년 만에 하락했다. 원화 유동성자산이 전년 대비 16% 감소하면서 원화 유동성비율은 151.38%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4.85%포인트 하락했다. KB캐피탈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면서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줄어 원화 유동성자산도 감소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금 이자비용 부담 증가로 차입금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상환하면서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보다 57% 감소한 3827억원을 기록했다.

1개월 이내 만기도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여력도 다소 저하됐다.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20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185.54%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5.17%포인트 하락했다.

원화 유동성비율이 150%대로 떨어졌지만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00%는 상회하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현재 유동성 비율은 규제 비율을 충분히 준수하고 있으며 180일 이내 유동성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KB캐피탈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집중된 원화부채 만기 대응이 유동성 관리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충분한 자금조달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단기로 발행했던 채권들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집중되면서 만기 시점에 따른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원화부채는 총 5조7286억원으로 하반기에만 3조392억원의 원화부채 만기가 돌아온다. 1년내 만기 도래하는 원화부채 비중이 전년 대비 4.3%포인트 확대되면서 만기 도래 주기가 짧아졌다. 180일 이내 만기 도래 원화부채는 19.5%로 2.8%포인트 확대됐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지난 2021~2022년 금리 인상기의 특성상 단기 차입금 만기가 일부 집중되는 시기가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은 3700억원이며 원화사채는 4조1780억원이다.

부채 만기가 짧아지면서 자산·부채 만기불일치도 발생한다. 올해 회수할 수 있는 원화자산은 5조6460억원으로 원화부채와 827억원의 만기불일치가 발생한다. 회수 가능한 자산보다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많다는 의미다.

KB캐피탈은 해당 만기 시점이 다가오면 차입금에 맞게 충분한 조달을 통한 현금 확보가 가능해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캐피탈은 “리테일금융 비중이 높고 대부분의 자산이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으로 매월 유입되는 현금 흐름이 많아 유동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회사채 발행 조달 확대, 차환 통해 만기 구조 정상화

KB캐피탈은 지난해부터 단기화됐던 자금조달 구조를 정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기로 발행했던 원화부채를 3년물, 5년물로 차환하면서 단기조달 비중은 줄어들고 자금조달 만기 구조도 안정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KB캐피탈은 지난해부터 기업어음(CP) 조달을 줄이고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단기사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전체 자금조달 규모는 총 4조8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KB캐피탈은 지난해 4조619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발행액이 전년 대비 20% 늘었으며 잔액도 3.6% 증가했다. 기업어음(CP)은 2700억원 발행하면서 전년 1조14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였다.

KB캐피탈은 지난해 단기조달 줄이면서 단기조달 비중을 5.45%에서 3.76%로 축소했다. 단기조달 잔액은 5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1%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22.1% 감소한 3700억원을 기록했다. KB캐피탈은 단기조달 비중을 20% 이내로 관리하고 있으며 자산/부채 만기구조 모니터링을 통한 조달금액 편중도 관리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올해 조달시장 환경에 따라 상황에 맞는 조달전략을 운용해나갈 계획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영업자산 원리금 상환 스케줄과 부채 상환 스케줄을 고려해 차입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구축한 ALM(자산부채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해서는 체계적인 유동성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금리 상관 관계 및 고객행동모형 등 통계분석기능을 구현해 보다 더 세밀한 한도관리와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관리기법을 고도화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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