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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유동성 점검

하나캐피탈, 차입 단기화 숙제…회사채로 푼다

채권 발행 확대 유동성비율 안정화 도모, 내년부터 부채 만기 분산

김경찬 기자  2024-05-08 07:51:08

편집자주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부실 가시화로 여신금융업권 전반에 걸쳐 건전성 우려가 커졌다. 자금조달에 직격탄을 맞은 건 캐피탈사다. 태영건설 사태 이후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CP) 조달마저 쉽지 않아졌다. 올해 상반기 캐피탈채 만기도래 규모는 29조원 수준에 달한다. 주요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현황과 유동성 등을 점검해 본다.
하나캐피탈의 차입 만기가 짧아지면서 유동성 지표들이 저하됐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부채도 많아 유동성 확보가 요구된다. 하나캐피탈은 은행권 크레딧라인 통해 상환 여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입장이다.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차입 듀레이션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채 중심 조달로 차입구조 안정화에 노력하고 있다.

◇올해 부채 만기 도래 집중, 충분한 상환 여력 자신감

하나캐피탈이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만기구조가 단기화했다. 부채 만기 시점이 예년보다 빠르게 돌아오면서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캐피탈은 단기 차입을 줄이고 회사채 중심으로 조달 구조를 안정화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유동성 지표들이 지난해 1분기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144.45%다. 전년 대비 4.67%포인트 하락했다. 부채 만기구조가 단기화되면서 유동성비율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시가용유동성비율도 238.99%로 24.85%포인트 하락했다.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1개월 이내 만기 도래하는 부채에 대한 상환 여력을 나타낸다.

특히 올해 만기 도래 부채가 집중돼 유동성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만기 1년6개월과 2년물 중심으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채권 듀레이션이 짧아졌다. 올해 만기 도래 부채가 몰렸다.

올해 만기 도래 원화부채는 6조3236억원이다. 전체 만기 도래 부채 대비 40.4%를 차지했다. 이중 2조9691억원의 부채가 올해 상반기에 만기 도래한다. 다만 하나캐피탈은 충분한 상환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과 지난해 충분한 크레딧라인을 확보했으며 회수되는 자산으로 차입금 상환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캐피탈이 올해 회수할 수 있는 원화자산은 6조5704억원이다.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으로 매월 회수되는 현금 흐름이 많아 부채를 충분히 상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월 회수하는 자산 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으로 차입 만기를 지정해 유동성 관리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집중된 원화부채 만기는 내년 하반기부터 해소될 전망이다. 내년 이후 만기 도래하는 부채는 3조7165억원으로 전체 원화부채의 23.7% 수준이다.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조달한 차입 만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됐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조달비중 1%대로 안정화, 올해 회사채 중심 자금조달

하나캐피탈이 짧아진 차입 듀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6%에 달했던 단기조달비중은 1%대로 줄었다. 하나캐피탈은 채권시장에서의 투자 수요가 있는 만큼 올해도 회사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크레딧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전체 자금의 90% 이상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지난해 자금 6조5300억원을 조달했다. 이중 회사채를 6조26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전년 대비 47% 증가한 수준으로 전체 자금 조달의 96%를 차지했다.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발행은 80% 이상 줄였다. 기업어음(CP)의 경우 1조원대에서 13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단기조달비중은 캐피탈사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회사채 비중을 확대해 자금 듀레이션을 늘렸다. 단기조달비중은 1%대로 줄였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의 단기조달비중은 1.27%로 만기구조를 안정화했다.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자금조달 총잔액은 14조1900억원으로 8.1% 증가했다. 회사채 잔액은 13조2400억원으로 14.9% 늘었다. 전체 잔액의 93.3%를 차지하면서 회사채 비중이 5.5%포인트 확대됐다.

올해도 회사채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크레딧라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높은 금리에 은행 차입을 줄이고 있지만 은행 크레딧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시중은행 중심으로 한도대를 더욱 확대하며 차입 구조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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