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이하 도미누스)와 키움PE가 투자한 한라캐스트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약 30배 내외의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을 적용하는 것이 필수다.
다만 최근 한라캐스트처럼 다이 캐스팅(Die Casting·금형 주조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장사들의 PER 멀티플이 비교적 낮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기술 기반의 전장 부품 제조 상장사를 피어그룹에 넣거나, 멀티플이 높은 상장사들을 추가한 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라캐스트는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 주요 투자자인 도미누스, 키움PE와 함께 이를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 내년 초까지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IPO가 성사된다면 도미누스와 키움PE는 일부 엑시트를 실행할 수 있다. 도미누스는 블라인드 펀드인 '엔브이메자닌플러스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활용해 2021년 RCPS로 350억원을 투자하며 2대주주(37.2%)로 올라섰다. 키움PE는 'IBK키움사업재편PEF'를 활용해 작년 4월 RCPS로 100억원을 투입했다.
상장 전 분위기는 좋다. 최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캐스트는 지난해 매출 454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373억원)은 21.7%, 영업이익(15억원)은 무려 186%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8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다. 주관사와 투자자들은 여기에 약 30배의 PER 멀티플을 적용하면 2000억원 몸값은 무난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피어그룹들의 PER 멀티플이 들쑥날쑥인 점은 다소 불안한 요소다. 한라캐스트는 '다이 캐스팅'이라는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 전장 등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이와 유사한 상장사들을 피어그룹으로 삼을 예정이다.
IB 업계에서는 삼기EV, 에이테크솔루션, 세아메카닉스, 나라엠앤디, 신흥에스이씨, 삼아알미늄 등을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기EV는 도미누스와 키움PE 모두 한라캐스트 IPO 도전의 선례로 언급한 만큼 피어그룹 포함이 유력하다.
삼기EV의 경우 최근 약 34~35배 수준의 PER 멀티플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후보군들이다.
통상적으로 피어그룹 가운데 멀티플이 평균 이상으로 높거나, 평균 이하로 낮은 곳은 제외시킨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전자 금형사업부에서 분사한 이후 국내 1위 금형 기업으로 성장한 에이테크솔루션은 제외될 확률이 높다. 최근 PER이 63.02배에 달한다. 삼아알미늄 역시 328.39배로 이상치(Outlier)로 분류되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메카닉스, 나라엠앤디, 신흥에스이씨는 최근 PER 멀티플이 각각 15.44배, 8.33배, 14.61배를 기록하고 있다. 삼기EV를 포함시켜 평균값을 내도 20배 미치지 못한다.
IB 업계에서는 다이 캐스팅 기술 기반 상장사 외에 다른 전장 부품 제조 기업들을 포함시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전언했다. 새론오토모티브, 크린앤사이언스, GH신소재, 화승코퍼레이션 등 20~30배 정도의 멀티플을 보유하고 있는 후보군들이 있다.
혹은 40~50배의 멀티플을 지니고 있는 곳들을 추가한 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 상장사 평균 할인율(22.73~34.27%)보다 높은 약 40%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이 캐스팅 기반 상장사들 가운데 멀티플이 10배 내외인 곳이 많다"며 "다른 전장 부품 제조 기업들을 피어그룹으로 삼거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법 등은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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