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올해와 내년 차례로 중고나라, 한샘 경영권 지분 인수권리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투자 3년 차에 접어들어 각각 콜옵션(매도청구권)과 우선청약권·우선매수청구권 행사일이 도래한다. 중고나라는 투자 이후 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한샘은 올 1분기 순이익을 창출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중고나라와 한샘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출자했다. 그해 7월 중고나라 지분 50.74%를 인수하는 유진유니콘PEF에 300억원을 납입했다.
한샘 지분 투자는 종속기업 롯데하이마트와 함께 집행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12월 IMM하임코인베스트먼트원PEF에 2995억원을 태웠다. 한샘 경영권 지분 일부(11.87%)를 인수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하임2호 유한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다. 롯데하이마트도 PEF 출자금 500억원을 분담했다.
지난해 추가 출자도 실행했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IMM하임코인베스트먼트원PEF에 각각 359억원, 69억원을 납입했다. 하임2호 유한회사가 한샘 주식을 공개매수할 대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수단은 대주단에 담보로 제공할 한샘 보통주를 추가 취득했다. 공개매수 뒤 하임2호 유한회사가 보유한 한샘 지분은 15.19%로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유진유니콘PEF(지분 47.06%)를 관계기업, IMM하임코인베스트먼트원PEF(83.71%)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투자자와 맺은 약정사항은 별도로 표기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중고나라 지분 69.88%를 최초 취득일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 중이다. 유진유니콘PEF와 다른 투자자가 가진 지분이다. 오는 7월이 콜옵션 행사 기한이지만 공동 투자자인 유진자산운용과 오퍼스PE가 연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는 롯데쇼핑이 투자한 뒤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8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12억원으로 29%를 증가했으나 3년 동안 영업손실·당기순손실(누적 14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순유출(-)였다. 지난해 말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6억원이다.
롯데쇼핑은 내년 1월부터 한샘 지분 35.44%에 대한 우선청약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각각 한샘 최대주주인 하임 유한회사(18.95%)와 하임1호 유한회사(1.3%), 하임2호 유한회사(15.19%)가 보유한 지분이다.
한샘은 투자 이후 수익성을 회복했다. 2021년 2조2312억원이었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1조9669억원으로 12% 감소했다. 2022년 영업손실(2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가 지난해 영업이익(19억원)을 올리며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주요 상품 원가를 개선하고 비용을 효율화한 결과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잠정실적 기준 130억원)을 거뒀다.
분기 순이익도 창출했다. 한샘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485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3분기부터 이어진 분기 순손실 흐름을 끊어냈다. 한샘은 2022년 순손실(71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한 뒤, 지난해에도 순손실(62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 전입액(683억원), 지난해에는 군포 물류창고 화재 관련 손해배상 소송 충당부채 전입액(212억원)과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 전입액(222억원) 등이 기타비용으로 잡혔다.
현금창출력도 살아났다. 한샘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804억원을 기록하며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유·무형 자산 취득액을 지출하고도 잉여현금흐름(FCF)으로 521억원이 남았다. 배당금 지급(742억원)까지 차감한 처분 가능 현금흐름은 마이너스(-)220억원이다.
롯데쇼핑은 조 단위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1116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이다. 그 해 총차입금을 전년 대비 1조5608억원(리스부채 포함) 줄이며 순차입금은 10조96억원에서 8조6168억원으로 감소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고나라와 한샘 지분 관련 약정 사항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권리 행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