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한 데 이어 올해도 이런 기세를 이어갔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콘서트사업을 활발히 영위하면서 MD(굿즈) 판매까지 호조를 기록했다. 덕분에 매출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는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콘서트 등 수익성 좋은 사업이 호조를 보였지만 멀티 프로덕션 체제 도입 등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투자한 결과다. 종속회사의 적자가 늘어나면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도 줄었다.
◇매출 호조에도 영업이익 감소, SM 3.0 실천 ‘성장통’
SM엔터테인먼트는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201억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5억원, 순이익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46% 감소했다.
매출은 증권업계의 컨센서스와 같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예상치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증권업계는 SM엔터테인먼트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각각 38%씩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가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은 결과로 풀이된다. 콘서트 등 본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외형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사업 기반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수익성은 다소 나빠졌다는 뜻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못지 않게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음반/음원 매출은 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지만 수익성 좋은 콘서트사업에서 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런 부진을 만회했다. 콘서트사업 매출은 2023년 1분기 대비 20.9% 증가했다.
콘서트사업은 MD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의 MD/라이선싱 매출은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가량 증가했다.
장정민 SM엔터테인먼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열린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구보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올해 음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콘서트 횟수는 줄었지만 NCT127, 샤이니, 동방신기 등이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한 덕분에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SM엔터테인먼트가 SM 3.0이라는 이름의 새 경영전략을 실천한 결과다.
장 CFO는 “음반 판매가 줄었지만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고 MD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에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늘었다”며 “그러나 멀티 프로덕션 체제를 구축하면서 인원이 늘고 성과급 인식 회계처리를 변경하면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멀티 프로덕션 체제는 SM 3.0의 핵심 전략으로 여러 명의 프로듀서가 각각의 독립적 조직을 이끌며 음악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모든 아티스트의 음악 제작을 총괄했던 것과 대비된다.
◇신규 종속회사 비용 증가, 순이익 감소
순이익이 줄어든 데는 종속회사 탓이 크다. SM엔터테인먼트 종속회사의 합산 순손실은 17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것과 대비된다.
장 CFO는 “팬클럽 회보 제작 비용이 발생해 SMEJ Plus가 영업손실을 냈고 콘서트 개최 횟수가 감소해 드림메이커의 영업이익도 줄었다”며 “신규 설립된 종속법인의 초기 운영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 적자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종속회사 가운데 올 1분기 눈에 띄게 실적이 늘어난 곳은 없다. SM C&C는 여행과 광고사업 호조로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고 키이스트도 드라마 제작 매출이 늘어났지만 순손실 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드림메이커의 순이익도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