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의 현금 창출력이 지난해 크게 떨어졌다. 경기도 오산과 전라남도 광양에 짓는 아파트에서 분양미수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분양미수금이란 아파트와 상가, 토지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에게 판매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주택경기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분양미수금은 당분간 줄어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흥건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현금 유출 규모가 증가했다. 2022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13억원이었다. 중흥건설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영업활동에서 현금 유출이 발생했고 그 규모도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현금 창출력을 떨어뜨린 원인은 분양미수금 증가다. 지난해 말 분양미수금은 8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56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사미수금은 603억원에서 452억원으로 25%(151억원) 감소하면서 현금이 유입됐지만 분양미수금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을 막는 데는 부족했다.
건설사의 매출채권은 크게 공사미수금과 분양미수금으로 나뉜다. 공사미수금은 공사를 진행한 비율에 맞춰 발주처에 공사대금을 청구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금액, 분양미수금은 완성 주택 또는 완성 건물을 분양한 후 매출로 인식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두 미수금 증가는 현금흐름의 유출 요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중흥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더욱 악화시킨 건 △오산세교 △광양와우에서 발생한 분양미수금 증가다. 두 곳 모두 아파트 '중흥S클래스'를 짓고 있다. 지난해 오산세교 분양미수금은 215억원에서 610억원, 광양와우 분양미수금은 66억원에서 244억원으로 늘었다. 중흥건설 전체 분양미수금은 두 지역으로만 구성돼 있다.
분양미수금 규모는 오산세교가 2배 이상 크지만 증가율이 더 높은 곳은 광양와우다. 또한 전남 광양시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한 곳이다. 중흥건설은 당초 광양와우의 분양예정액으로 2963억원을 예상했으나 실제 분양계약액은 370억원으로 계약률은 10%를 갓 남겼다. 분양계약액의 66%(244억원)는 미납 상태다.
오산세교의 사정은 이보다는 낫다. 당초 분양예정액은 2689억원으로 100% 분양계약에 성공했다. 단 분양계약액의 23%(610억원)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지난 2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4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와 '4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에 따르면 경기도는 각각 92.3포인트(p), 91.4p로 올해 지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산세교와 광양와우는 중흥건설의 현금 창출력을 떨어뜨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분양미수금 회수 전망에서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광양와우의 분양계약률을 높이고 분양미수금을 줄이는 게 중흥건설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재 전남 광양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은 건 맞다"면서도 "올해 하반기에 준공이 완료되면 내부적으로 일단 임대나 전세 등으로 돌리고 추후에 다시 분양 전환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임대 수요는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