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지배구조 유예기간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정원주 부회장이 지배하는 중흥토건을 지주회사로 중흥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내용이 골자다. 부친인 정창선 회장이 지배력을 가진 중흥건설과 독립된 관계로 연결고리가 남은 계열사가 아직 여럿이다. 여기에 자회사 및 손자회사 의무 지분율을 충족하지 않은 계열사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중흥토건과 중흥건설 사이에 연결고리 해소 과정에서 중봉건설이 잇따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중봉건설의 인적분할로 중봉홀딩스라는 신규 법인에 계열사가 일부 이관되는 등 지배구조에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2세 정원주 부회장, 지주회사 '중흥토건' 통해 지배력 구축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중흥그룹은 내년 1월 초까지 유예된 행위제한 요소들을 해소해야 한다. 지난해 1월 중흥토건을 지주회사로 전환한 중흥그룹은 최근까지 50여개 계열사 지분 관계를 재편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중흥토건은 중흥그룹 2세인 정 부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곳이다.
그는 창업주인 부친 정 회장이 중흥건설을 거점으로 구축한 계열사와 구분해 중흥토건 아래로 지배구조를 세웠다. 중흥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될 수 있었던 대우건설도 중흥토건을 최대주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풀어야 할 행위제한 요소들은 중흥토건과 중흥건설 사이에 출자된 계열사 지배력 일원화와 지주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의무 지분율 충족 등이 있다. 중흥토건이 지난해 세흥건설 지분 13.8%와 최강병영 지분 4.5%를 중흥건설에 넘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의무 지분율(50%) 문제도 일부 해소했다. 중봉산업개발은 중흥토건이 자회사 중봉건설을 통해 지배하는 계열사다. 시행업을 주목적으로 한다. 2022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중봉산업개발은 △중봉건설(41.5%) △중흥개발(41.5%) △중흥에스클래스(8.5%) △중흥산업개발(8.5%)로 지분이 분산돼 있었다.
지난해 중흥에스클래스와 중흥산업개발이 보유한 중봉산업개발 지분을 각각 중봉건설과 중흥개발로 넘겼다. 현재는 중봉산업개발 지분율은 중봉건설과 중흥개발이 각각 50%씩 양분하고 있다. 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중흥그룹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의무 지분율 미충족 계열사는 총 9곳이다.
◇행위제한 유예기간 내년 초, 인적분할 신설 '중봉홀딩스' 역할론 눈길 중흥그룹이 내년 1월 초까지 유예된 행위제한 요소들을 해소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5개월 남짓이다. 지난해 세흥건설과 최강병영을 중흥건설 계열로 넘겼지만 나주관광개발과 선원하이파크밸리 지분 관계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나주관광개발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각각 17.84%, 20%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진 정 회장 일가가 보유 중이다. 선원하이파크밸리는 중흥건설이 51%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중흥토건이 49%를 가지고 있어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
모인파크와 송정파크는 중흥토건 지분율이 29%에 그쳐 의무 지분율(50%)를 충족하기 위해선 추가 출자 혹은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자회사 브레인시티PFV도 중흥토건의 지분율이 42%에 그친다. 증손회사인 새빛개발은 중흥토건의 손자회사인 세종이엔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43.8%만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흥토건 자회사 중 중봉건설이 지배구조 재편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봉건설은 김해 내덕지구와 충남 내포신도시 등에서 분양 사업을 하는 법인이다. 사업과 별개로 2022년엔 중흥토건이 보유했던 세종이엔지 지분 50%를 교환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에는 중봉건설이 인적분할하면서 중봉홀딩스란 법인이 설립됐다. 중흥토건의 완전 자회사로 자리한 중봉홀딩스는 중봉건설이 보유했던 세종이엔지 지분 100%와 중봉산업개발 50%를 각각 넘겨받았다. 중봉홀딩스 자산총계는 23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향후 중흥그룹 행위제한 해소를 위한 법인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인 세종이엔지가 공정거래법상 보유해선 안 되는 계열사 새빛개발(43.8%)과 브레인시티PFV(13%) 등의 지분 정리도 필요하다. 특히 브레인시티PFV는 주주 변화가 시급한다. 지주회사인 중흥토건이 지분 42%를 갖고 있지만 또다른 자회사 세종중흥건설도 13% 지분을 갖고 있어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지주회사인 중흥토건이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해소를 위한 계획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