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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중흥토건, '조 단위' 대우건설 인수금 상환 '1년 앞으로'

내년에 차입금 '1.4조 상환' 계획…유동성 부족으로 '차환 가능성', 이자비용 부담 지속

양도웅 기자  2024-04-18 14:41:12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중흥토건의 대우건설 인수금 상환일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과거 대우건설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계열사들로부터 총 1조6000억여원을 빌렸고 이 가운데 대부분을 내년에 갚을 계획이다. 단 현재 유동성과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일부는 차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높은 금리 수준으로 차환에 성공하더라도 이자비용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중흥토건이 공시한 2023년 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만기 1년 이하로 줄어든 부분을 제외한 장기차입금에서 1조4127억원(69%)은 2025년에, 나머지 6420억원(31%)은 2026년 이후에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내년에 상환할 1조4127억원은 과거 대우건설 인수할 때 외부에서 빌린 자금으로 분석된다.

중흥토건은 2021년 12월 대우건설 지분 40.6%를 보유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는데, 실제 지분 취득 대금인 1조6537억원은 이듬해인 2022년 초에 납입했다. 인수금을 납인하기 직전인 2021년 말 중흥토건의 보유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약 1300억원으로 인수금에 한참 모자랐다.

중흥토건은 2022년 초에 대우건설 인수금을 납입했음.

부족 자금을 메우기 위해 중흥토건은 이듬해 우리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으로부터 7147억원을 인수금융 형식으로 장기차입했다. 이어 계열사인 중흥에스클래스와 중흥산업개발, 중흥주택, 나주관광개발, 중봉산업개발 등 5곳으로부터 9060억원을 새롭게 장기차입했다. 일부는 공사비를 비롯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했고 나머지는 인수금으로 활용했다.

금융기관과 계열사들로부터 장기차입한 총 금액인 1조6207억원은 대우건설 인수금과 비슷한 규모다. 이후 인수금을 납입한 이듬해인 2023년에 일부를 갚거나 차환했으나 금융기관과 계열사들로부터 장기차입한 인수금은 1조원을 훌쩍 넘는 규모로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흥토건은 이를 내년에 갚기로 계획한 것이다.

차환 일정에서 관건은 중흥토건의 유동성과 현금창출력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보유 현금은 약 520억원이다. 내년에 갚을 1조4127억원에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1년 안에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미수금(4744억원)과 분양미수금(12억원)을 포함해도 9000억원 넘는 현금이 부족하다.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용지(땅)와 주택·상가(건물)가 1600억원가량(장부금액 기준)으로 평가되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장·단기차입금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이를 활용해 큰 규모의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아직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2735억원)을 이른 시일 내에 받는다고 가정해도 수천억원이 더 필요하다.

올해 신규 수주 계약으로 계약금이 들어온다고 가정해도 중흥토건이 내년에 외부에서 빌린 인수자금을 차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본격화한 업황 불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흥토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유출로 전환했다.


차환 이후 또한 문제다. 인수금을 빌린 2022년 초와 비교하면 기준금리는 1.25%에서 현재(2024년 2월 평균) 3.50%로 뛰어올랐다. 은행 대출금리 산출에 반영되는 시장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가령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 초반대에서 3.35%로 뛰어올랐다. 대규모 차입으로 어느 때보다 커진 이자비용 부담이 차환으로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로 대규모 자금을 빌리기 전인 2021년 중흥토건의 연간 이자비용은 약 121억원이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은 7.8배로 준수한 이자지급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2022년과 2023년 이 비율은 0.6배, 1.0배로 떨어지며 '경고등'이 켜졌다. 이자비용이 2022년 843억원, 2023년 1189억원으로 불어난 영향이 컸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빌린 자금의 만기가 대부분 내년 2월"이라며 "계획대로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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