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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힘 실은 CJ제일제당, '자회사 매각' 실탄 투입하나

인수합병 조직 '담당→실' 격상, 사령탑에 강경석 CFO 선임

서지민 기자  2024-04-16 14:07:21
CJ제일제당이 최근 재무 부문 인력 재배치를 단행하면서 M&A 부서를 상위 조직으로 격상했다. 자회사 매각 대금 유입을 앞두고 실탄을 활용할 투자처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경영지원총괄 내 M&A담당을 상위 조직으로 승격해 M&A실을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의 조직은 ‘총괄-실-담당’ 체제로 구성된다. M&A실은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인수 실무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직의 사령탑 역시 보다 중량감 있는 임원으로 채웠다. 강경석 CJ제일제당 CFO를 M&A실장으로 선임했다. 강 경영리더는 1973년생으로 씨티그룹과 도이치뱅크, 크레딧스위스, HSBC 등을 거쳐 메릴린치증권 투자은행 부문장을 역임한 자금 및 M&A 전문가로 꼽힌다.

2018년 지주사 CJ 재경실 재무운영담당 상무로 그룹에 발을 들이고 2021년 4월 CJ제일제당 CFO에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재무조직을 운영과 전략으로 나누고 두 명의 최고재무책임자를 두는 투톱체제를 유지해왔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둘로 나뉘었던 재무조직과 CFO는 6년만에 일원화를 이뤘다. 재무전략실과 재무운영실을 재경실로 합치고, 기존에 재무운영실을 이끌던 천기성 경영리더가 단독으로 CFO를 맡게 됐다.

재무전략실장으로서 IR과 자금 조달, M&A 등을 총괄했던 강 경영리더는 별도 조직에서 M&A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M&A담당인 삼일회계법인 출신 정수현 경영리더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M&A 대상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M&A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신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이 있다. 2023년 바이오, 소재, 사료, 물류 등 식품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전년대비 3.5% 감소한 29조23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미국 냉동식품 제조사 쉬완스, 네덜란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코스닥 상장사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부터 5년간 지분매입이나 경영권 확보에 집행한 금액이 거의 2조원에 달한다. 바이오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또다시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회사 매각을 통해 유입될 실탄도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브라질 법인 CJ셀렉타(CJ A S.A.)와 물류 자회사(CJ LATAM PARTICIPACOES LTD)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9071억원을 매각 예정자산으로 분류한 상태다.

사료 제조 부문 자회사 CJ피드앤케어 매각 역시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1조원대 매각가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자회사에 이어 CJ피드앤케어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실탄을 장전하게 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M&A담당이 M&A실로 격상되면서 조직 위상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인수합병 전략 수립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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