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를 등에 업고 오는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JB금융 추천 사외이사들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추천 후보들에게는 반대 의견을 냈다. 두 의결권 자문사는 지난해에도 JB금융의 손을 들어주며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상임이사 증원 필요 없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JB금융 주총 안건과 관련해 JB금융 측 제안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 선임은 대부분 반대했다.
두 의결권 자문사는 비상임이사 증원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제안을 통해 비상임이사를 현재 1인에서 2인으로 늘리자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선임 이사 숫자를 늘리기 위한 포석이었으나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현원 1인 유지에 찬성표를 , 2인으로 증원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JB금융이 이사회 정원을 현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겠다고 한 안으로 충분하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권의 전반적인 이사회 현황을 고려했을 때 정원 11명은 충분히 많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ISS는 JB금융이 추천한 김지섭·정재식·김우진·이명상·이희승 후보에 모두 찬성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이남우·김기석 후보는 모두 반대했다.
글래스루이스도 마찬가지로 JB금융의 정재식·김우진·이명상·이희승 후보에게 찬성했고 얼라인파트너스 측의 이남우·김기석 후보에 반대했다. 다만 글래스루이스의 경우 JB금융의 김지섭 비상임이사 후보에는 반대했는데 이는 김지섭 이사가 보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글래스루이스의 자체 기준이 반영됐을 뿐 전반적으로 JB금융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보면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유관우·이상복·박종일·이성엽 이사 선임에 찬성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백준승·김동환 후보 선임에는 반대했다.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주주 추천을 받아 J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를 통과한 이명상·이희승 후보에게 찬성했다. 형평성을 고려해 주요주주가 추천한 인물들을 1명씩 사외이사로 두겠다는 JB금융의 입장을 합리적인 안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얼라인 행동주의 비토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동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는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의 갈등이 불거진 지난해 주총에서도 JB금융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JB금융 현 이사회와 경영진이 주장하는 경영 전략이 더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는 경영 전략과 주주환원 방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JB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3년 평균 7~8%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얼라인파트너스는 RWA 성장률을 낮추고 주주환원을 추가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는 오는 28일 주총까지 주요주주와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이어간다. 글래스루이스와 ISS의 권고가 주주 표심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