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그룹의 리스크관리 역량이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익을 거두면서도 신규 연체율 등을 눈에 띄게 낮췄다. 기존 연체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등 고강도 관리정책을 편 결과다.
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은 하반기 연체율 관리에도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예고했다. 1대 주주 삼양사의 최대 지분 규제로 인해 자사주 정책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에는 기존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2분기 신규연체 발생율 0.19% 기록…"하반기 NIM 개선 집중"
JB금융은 25일 오후 2024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이번 IR에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과 송종근 JB금융 부사장(CFO), 이승국 JB금융 전무(CRO) 등이 참여했다. 계열사에서도 방극복 전북은행 경영기획 부행장, 김용규 광주은행 경영기획 부행장, 김명진 JB우리캐피탈 경영기획 상무 등이 함께 자리했다.
JB금융은 지난 상반기 3701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3261억원) 대비 13.5%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2분기 분기순이익은 1908억원으로 이 역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JB금융은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면서 동시에 건전성 관리 부문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2분기말 기준 연체율은 0.94%로 1분기말(1.17%) 대비 0.23%포인트 개선됐다. 2분기 신규 연체발생률은 0.19%로 전분기(0.46%)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눈에 띄게 개선된 리스크관리 역량은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반기 건전성 지표 개선 요인과 하반기 예상 연체율 추이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기홍 회장은 이에 "2개월 전부터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 최근에 이를수록 하락 추세가 완연해지고 있다"며 "건전성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이제 조금 궤도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작년에 연체가 다수 발생한 중금리 대출 영업을 보수적으로 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타이트하게 했다"며 "분모 값이 줄어감에도 불구하고 절대 연체율 자체가 하락하는 추세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이런 연체율 하락 추세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B금융은 하반기 보다 수익성에 중점을 둔 영업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상반기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도 14.7%로 지난해(12.1%) 대비 2.6%포인트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이를 더욱 개선시킬 수 있게 NIM(순이자마진)이 높은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방침이다.
2분기 JB금융 은행 계열사들의 NIM은 2.73%로 전분기(2.78%)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건전성 관리 과정에서 중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다.
김 회장은 "상반기까지는 리스크관리, 하반기에는 NIM 관리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최근 자회사별 점검 회의에서도 하반기 NIM 개선 작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삼양사 지분 15% 근접…자사주 정책 위축 우려에 "JB금융 문제 아냐"
최근 금융권 최대 화두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의 질의응답도 빼놓지 않고 이뤄졌다. JB금융은 이날 지난 1분기와 동일한 1주당 105원의 분기배당을 발표했다. 또한 3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200억원 소각 계획도 밝혔다.
JB금융은 2분기말 12.51%의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기록하며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말(12.15%)과 비교해 0.36%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앞서 JB금융은 CET1 13% 달성을 기준으로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CET1 비율은 이익창출, 주주환원, 위험가중자산이 얽혀있는 복잡한 함수기 때문에 13% 달성 시점을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13% 수치와 관계 없이 최근 수년간 주주환원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 금융지주들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준비해왔고 앞으로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이것이 더욱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1대주주 삼양사의 최대 지분 제한 때문에 자사주 소각 정책 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삼양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JB금융의 지분은 총 14.75%로 지방금융지주 최대 보유 제한 15%에 근접해 있다. JB금융이 자사주 소각을 이어나갈 경우 삼양사의 지분율이 규제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시장에서 추산한 소각 가능 규모는 250~300억원이다. 이를 넘어설 경우 삼양사가 시장에 주식을 강제 매각해야하고 이는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삼양사와 무관하게 주주환원책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최대 지분 보유 문제는 JB금융이 아닌 삼양사의 문제"라며 "자사주 매입, 소각정책은 일관되게 가져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50년 동안 삼양사가 JB금융의 주주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합리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일례로 금융당국에 15% 초과 지분에 대해 의결권만 제한하고 주식 보유는 유지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건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