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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롯데케미칼, 수익성 지지대는 석유화학 이외 사업

④시황 타는 기초소재 부문 수요 회복 불확실성 지속 예상

김형락 기자  2024-03-18 15:37:54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집행한 사업 다각화 투자만으로 석유화학 시황 악화 시기 전사 영업손실을 저지하지 못했다. 매출 비중이 큰 기초소재 부문 업황 반등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른 사업 부문을 전사 수익성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에도 기초소재 부문(롯데케미칼 별도 기준, 유관 자회사 포함)에서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결 기준으로 기초소재 부문에 속한 종속기업 LC 타이탄(Titan)도 같은 시기 석유화학 업황 회복이 지연돼 수익성이 보합세(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612억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종속기업 LC USA는 올 1분기 이익 개선을 내다보지만 부문 이익 기여도는 적은 편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기초소재 부문(LC 타이탄·LC USA 등 포함 범용 석유화학 사업)이 전사 실적을 좌우한다. 2022년 기초소재 부문이 영업적자(7837억원)를 내면서 전사 실적도 영업손실(762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기초소재 부문에서 1조2298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기초소재 부문이 부진해 전사 영업손실(3477억원)이 이어졌다. 부문별로 영업손실 규모는 △LC 타이탄 2541억원 △기초소재(별도 기준, 유관 자회사 포함) 2015억원 △LC USA 45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부문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첨단소재 부문 2325억원 △롯데정밀화학 1548억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59억원(지난해 4~12월 실적)이었다.

기초소재 부문은 경기 변동에 따른 시황 사이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주요 제품은 기초유분과 모노머 제품(PE·PP 등)이다. 제품 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급 균형 △유가·납사가 등 주 원료 가격 변동 △유도품 시황 등이다. 최근 기초소재 부문은 전방산업과 유도품 수요가 부진한 반면, 공급 과잉 기조가 유지되면서 약세 시황이 지속됐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이익을 꾸준히 냈지만 기초소재 부문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최종 소비재(가전·IT·자동차 등) 요구에 맞춰 합성수지(ABS·PC·PP)를 공급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보다는 전방산업 수요 변화와 동종사 공급 능력 변화에 민감하다.


정밀화학 부문은 2022년 8월 롯데케미칼이 관계기업이었던 롯데정밀화학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연결 실적으로 잡혔다. 롯데케미칼은 그해 연결 기준 자산·손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218억원을 들여 롯데정밀화학 지분 4.5%를 추가로 취득했다. 롯데케미칼은 그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염소 계열·암모니아 계열·셀룰로스 계열 제품·상품을 공급한다. 주요 제품은 △비료·합성섬유 나일론·ABS 수지 등 원료인 암모니아 △건축용 물성 향상·세라믹 필터 첨가제인 메셀로스 △수용성 페인트·퍼스널 케어 첨가제인 헤셀로스 △방수·방청 페인트 주 원료로 사용되는 ECH 등이다.

첨단소재 부문과 정밀화학 부문은 롯데케미칼이 2016년 삼성그룹에서 인수한 사업 부문이다. 롯데케미칼은 그해 삼성SDI 케미칼 부문(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부문) 지분 90%(2조3265억원),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지분 31.13%(4650억원)를 양수했다.


전지소재 부문은 지난해 3월 동박(2차전지 음극재 소재)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인수자금 총 2조7000억원)하면서 추가했다. 석유화학 산업 기초 체력(펀더멘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투자였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3월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IR 데이에서 2030년까지 전지소재사업에 4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액 5조원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두 자릿수(Double Digit)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을 가이던스(전망)로 줬다. 실적 개선 시점은 올 2분기 이후로 예상한다. 롯데케미칼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추세가 전기차 수요에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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