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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네이버제트 CFO, '유니콘' 복귀 갈림길

메타버스 열풍 침체, 밸류 1/3 토막…IPO 불투명

원충희 기자  2024-03-08 07:43:19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메타버스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 모회사인 스노우가 계열사 라인플러스와 매각키로 한 지분 가격이 과거 구주 거래보다 3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2년여 전만해도 가입가치 1조원 넘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지만 이번 매각으로 추산된 밸류는 4000억원 수준이다. 네이버제트와 크림 등 스노우의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와 가치제고를 위해 영입된 김영기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침체, 제페토 가치도 수직하락

2022년 6월 YG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중이던 네이버제트 지분 0.5%(727주)를 처분했다. 총 거래금액은 73억원, 1주당 1015만4000원이다. 전체 지분가치로 역산하면 1조5055억원 수준이었다. YG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네이버제트가 119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을 때 3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1500억원 수준이었다.

2년여 만에 10배 가량 기업가치가 상승한 격이다. 다만 최근에는 기류가 바뀌었다. 스노우는 최근 네이버제트 주식 3만550주를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엇글로벌에 처분한다. 가격은 928억원, 주당 304만원 수준이며 전체 밸류는 4504억원으로 추산된다.

*로블록스 주가 추이

2년여 만에 밸류가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메타버스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네이버제트 역시 그 여파에 휘말렸다. 실제로 제페토의 피어그룹 중 하나로 꼽히는 로블록스의 경우 2022년 때만 해도 134달러에 이르던 주가가 현재는 4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엔데믹 이후 시장 트렌드가 언택트에서 대면으로 돌아오면서 메타버스가 예전 같은 기대를 받지 못한 탓이다. 그간 투자유치를 통해 시장에 인식됐던 네이버제트의 밸류는 장래성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네이버제트 자체의 재무적 성과는 아니라는 의미다.

네이버제트의 지난해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379억원)대비 37% 증가했으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277억원에서 -681억원으로 더 악화됐다. 영업현금흐름 역시 298억원 순유출(-)에서 514억원 순유출로 더 나빠지는 등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요원해진 IPO, 구원투수 김영기 CFO의 선택은

네이버제트와 크림의 IPO 등을 위한 구원투수로 영입된 김영기 CFO로선 가장 큰 변화의 기로다. 1973년 10월생인 그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리먼브라더스 홍콩법인, 노무라 인터내셔널 홍콩 등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오래 근무했다. 2009년 JP모건 증권의 IB부문 이사를 거쳐 2023년 2월 네이버제트와 국내 대표 리셀업체 크림의 CFO로 영입됐다.

그가 영입된 배경에는 네이버제트와 크림은 IPO 준비가 있다. 네이버제트는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를 받아들이면서 밸류로 끌어올린 만큼 IPO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상장처는 미국이나 국내 등 여러 방안을 폭 넓게 두고 업황을 가늠하고 있다. 김영기 CFO가 영입된 것을 두고 해외 IPO를 염두에 둔 행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김 CFO는 글로벌 IB를 두루 거치며 굵직한 딜에 자문으로 참여한 경력이 풍부하다.

그는 △용감한 형제들(배달의 민족)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로 매각 자문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eBay Korea) 인수 자문 △쓱닷컴(SSG.com) 분사 및 1조원 투자 유치 자문 △카카오페이 IPO 주관 △비바리퍼블리카(토스T)의 LG유플러스 PG사업부 인수 자문 및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했다.

다만 네이버제트의 밸류 저하로 인해 IPO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최상위 지배회사인 네이버는 스노우의 또 다른 자회사 케이크에 대해선 인력 절반을 다른 계열사로 재배치시켰다. 네이버제트와 크림 역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후속조치가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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