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Peer Match Up현대차 vs 테슬라

오프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가 만든 '차이'

[판매관리비]⑧'100% 온라인 판매' 테슬라, 판관비 비율 9.1%…현대차는 11.3% 수준

양도웅 기자  2024-02-15 08:13:1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테슬라는 주력 모델인 모델3과 모델Y를 포함한 전 차량을 100%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국내외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실상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도 결국 구매는 온라인에서 해야 한다.

자동차는 구매할 때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들이는 '고관여 제품'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테슬라가 온라인 100% 전략을 들고 나왔을 때 자동차를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 전략은 테슬라를 기존 레거시 완성차 업체와 확연한 차이를 만들었다.

온라인 판매 전략은 판매관리비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게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많은 건물을 임차할 필요도, 많은 영업사원을 고용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테슬라의 판관비를 합한 영업비용은 87억달러(11조6173억원)로 매출액의 9.1%를 차지했다.


반면 테슬라와 달리 오프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비중이 큰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18조3580억원으로 매출액의 11.3%를 차지했다. 테슬라보다 판관비 비율이 2.2%p 높다. 2022년에는 판관비 비율이 테슬라는 8.8%, 현대차는 12.9%였다. 지난해 양사 간 격차는 줄었지만 테슬라의 판관비 비율이 낮은 건 변함없다.

현대차가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지 않는 건 아니다. 2017년 온라인 판매 서비스인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를 영국에서 처음으로 개시한 뒤 미국과 인도, 호주, 이탈리아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영업사원들이 피해를 본다는 노조의 반대로 경형 SUV인 '캐스퍼'만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는 차량 판매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여력이 있다. 올해처럼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경쟁사 대비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는 연말 판매 확대를 위해 미국에서 차량 판매가격의 약 8%(가격 할인과 슈퍼차저 무료 이용권)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미국에서 신차 판매시 평균 인센티브 비율은 약 5%다. 현대차 인센티브 비율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판관비는 매출원가와 함께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당장 온라인 100% 판매로 전환해 판관비 비중을 크게 줄일 수 없는 현대차로서는 수익성 향상을 위해 매출원가 절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매출원가란 주로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원가율은 79.4%다. 같은 시기 테슬라의 매출원가율은 81.8%다. 영업현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현대차는 생산현장에서 만회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서 테슬라보다 0.1%p 높은 9.3%를 기록한 결정적 원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