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숏리스트(Short list) 후보군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한달 간 진행된 롱리스트(Long list) 검증을 마치고 이번주 최종 후보군을 선정한다. 숏리스트 확정 후에는 한달여간의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가 정해진다.
금융권 안팎의 관심은 내부와 외부 후보 구도에 쏠린다. 통상 내부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만 이번엔 앞서 금융 당국이 공개한 모범관행(best practice)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DGB금융은 절차상 내외부 후보간 차별을 해소하고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약속한 숏리스트 검증 기간 확보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롱리스트 후보에 대한 평가 절차를 마치고 숏리스트 결정 절차 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주 내에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DGB금융은 일정상 이번주 내에 숏리스트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개시하며 6개월을 확보했으나 지난달 19일에야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용퇴 선언이 맞물리면서 일정 순연이 불가피했다.
DGB금융이 6개월짜리 승계 프로그램을 기획한 건 후보 검증에 충분한 절차와 시간을 두려는 의도였다. 특히 숏리스트 평가 프로그램은 1개월간 진행하겠다고 못박았다.
한달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오는 16일에는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 회장 선임 안건을 상정하려면 2주 전에는 최종 후보를 확정한 상태여야하고, 그로부터 한달 전 시점이 16일이다.
DGB금융은 한달간 가급적 많은 면접 시간과 횟수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회추위 구성원들과 접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외부 후보 검증 기회를 늘려 내부 후보와의 차별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금감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모범관행 원칙에 부합해야 회장 선임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부 vs 외부' 구도 영향은 내외부 후보 형평성을 갖추려는 노력은 숏리스트 후보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DGB금융 회추위는 숏리스트 후보군 숫자로 3명 안팎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DGB금융은 이번 CEO 승계 프로그램에 돌입하기 전까지 2명의 상시 후보군을 관리했다. 김 회장과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지주와 대구은행 CEO 자격으로 상시 관리 후보가 됐다. 김 회장이 지난달 용퇴를 선언하면서 상시 후보군 중에서는 황 행장 만이 남았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 CEO로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인 만큼 숏리스트 합류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행장이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또 다른 내부 후보를 숏리스트에 추가할 필요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머지 한두 자리는 지주와 대구은행에서 재직한 전직 임원 또는 외부 인사 몫이 될 수 있다. 외부 후보에게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두 자리가 주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DGB금융 회장 선임 과정은 금융감독원이 모범관행 원칙을 발표한 이후 처음 진행되는 승계 절차"라며 "금융 당국이 강조한 내외부 후보군 형평성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