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진단(PCR) 전문기업 싸이토젠이 이사회에 삼광의료재단(SML) 측 인사를 세운다. 작년 최대주주에 오른 특수목적법인(SPC) 캔디엑스홀딩스는 싸이토젠과 공동 경영을 목적으로 새 이사진을 지명하고 이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이 과정에서 SPC의 주요 출자자(LP)로 알려진 엑세스바이오 인물이 아닌 의외의 맨파워가 이사회 전면에 배치된다. 싸이토젠과 엑세스바이오 그리고 SML그룹까지 '미국 PCR 시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뜻밖의 동거의 이유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
◇'캔디엑스 LP' 엑세스바이오 아닌 SML그룹 측 인사 합류 싸이토젠은 이달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총 3명의 이사진을 표결을 통해 신규 선임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작년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마무리하며 '경영 체제'에 대한 중폭 변경을 예고했는데 새 최대주주인 캔디엑스홀딩스 측의 이사회 인물을 전면에 세우는 모습이다.
총 2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캔디엑스 측의 추천으로 주주총회에 추인됐다. 각각 유한메디카 대표를 역임한 사철기 비씨월드제약상임고문, 안지훈 전 SML제니트리 대표, 이훈석 SML제니트리 경영관리본부장 등이다. 사 고문은 SPC의 주요 출자자 가운데 하나인 메리츠증권 추천 인사로 보인다.
더불어 캔디엑스의 또 다른 주요 출자자였던 엑세스바이오 측 인물 대신 SML그룹의 전·현직 인사들을 이사회 멤버로 세우는 게 눈길을 끈다. 이는 엑세스바이오가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엑셀시아와 메리츠증권이 조성하는 펀드에 LP(간접투자자)로 참여한 것과 관련이 있다.
엑세스바이오 측은 직접적으로 싸이토젠의 주주는 아니지만 SI(전략적투자자)로 협업 가능성은 열려있었다. 다만 이 과정 속에서 결과적으로 사내이사(안지훈 후보)와 함께 사외이사(이훈석 후보)까지 각각 두 명의 SML그룹 인사를 선임한 셈이다.
작년 마무리한 임시주주총회에선 대표이사 선임 규정을 2인으로 제한하는 정관을 개정해 공동 대표이사 선임 가능 수도 수인(여러 명)으로 변경한 상태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임시주주총회가 마무리되면 복수의 각자대표가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추인된 세 명의 후보를 비롯해 작년 말 열린 주주총회에 새롭게 세워진 네 명의 기타비상무이사(민승기 대표, 유기홍 전무, 송한상 부장, 김종석 차장) 등에서 각자대표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제외한 싸이토젠 이사진 가운데 일부는 이번 주총을 전후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통분모는 '미국', 클리아랩·CTC 기반 새 시장 확보 위한 전략적 맞손 싸이토젠을 두고 총 3곳의 진단 업체가 연결되는 기저엔 순환종양세포(CTC) 기반 플랫폼을 기반한 미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 것이 자리해 있다. 이들은 싸이토젠과 공동 경영을 진행해 기존 사업의 안정화를 꾀하면서 신규 사업을 위한 토대도 함께 닦아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싸이토젠은 CTC에 기반해 조직생검이 아닌 '액체생검'이 가능하다. 액체생검은 기존 검진법인 조직생검 대비 안전성 및 편의성, 검출력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CTC를 손상 없이 포획할 수 있는 고밀도 미세다공칩(HDM chip)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CTC 배양에 성공했다.
특히 자회사를 통해 클리아랩(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Lab, CLIA Lab)을 확보한 게 키워드다. 클리아랩은 미국 FDA가 인증한 실험실을 뜻한다. 클리아랩을 이용하면 별도의 FDA 인허가 없이 미국 시장에 진단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엑세스바이오는 면역화학진단 및 바이오센서, 분자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제품을 취급 중이다. 주요 활동 범위는 미국인데 매출 대부분이 현지에서 창출된다. 엑세스바이오는 싸이토젠의 주 활동무대가 한국이 아닌 미국과 일본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전략 역시 자사와 맞아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SML그룹 산하의 SML제니트리 역시 2015년에 설립된 SML제니트리는 분자진단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2019년 HPV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방식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2021년 미국 FDA에 코로나 취합검사키트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다만 엔데믹 전환 이후 EUA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활로 확보가 필요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새로운 임원진들이 신사업을 두고 협력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간다"며 "신사업에 대한 구도는 주주총회를 통한 거버넌스 안정화 이후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