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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벤처 활용법

SK레조낙, 유형자산 절반 담보로 내놓은 이유는

②SK 배당금 지급·2공장 건설 차입 급증, 모회사 대여·보증 전무해 자체차입 불가피

이민호 기자  2024-01-22 15:15:48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SK는 SK레조낙(옛 SK쇼와덴코) 출범 이래로 자금을 추가 투입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배당을 끌어올린 데다 2공장 건설 등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겹치면서 SK레조낙은 막대한 차입을 일으켜야 했다.

SK는 SK레조낙에 대여금을 제공하거나 차입을 위한 지급보증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SK레조낙은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의 절반 정도를 담보로 내놓으면서 자체 차입에 나서야 했다.

◇설립 이후 유상증자 전무…배당 수취로 투자금 회수

SK레조낙은 SK와 일본 반도체 소재회사 레조낙(Resonac·옛 쇼와덴코)의 51 대 49 합작사로 플루오르메탄(CH3F) 등 반도체 식각가스 생산을 위해 2017년 6월 설립됐다. 매출액 전액을 SK하이닉스와 레조낙 계열 국내법인 한국소화화학품으로부터 창출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매출액은 1184억원으로 SK하이닉스로부터 208억원, 한국소화화학품으로부터 976억원이었다.


계열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덕분에 설립 첫해인 2017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어왔다. 특히 2021년부터 CH3F 2공장 준공으로 순이익이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까지만 해도 20억원을 밑돌았지만 2020년 86억원으로 늘었고 2공장 준공 이후로는 2021년 168억원, 2022년 203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모회사인 SK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이후부터 배당수취에 적극적이었다. 2020년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면서 2021년 25억원의 배당금을 처음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28.8%였다. 2021년의 경우 168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했지만 2022년 이보다 많은 2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성향이 119.3%로 100%를 웃돌았다.

SK가 지분율(51%)대로 거둬들인 배당금(SK머티리얼즈 수취분 포함)은 2021년 13억원과 2022년 102억원으로 누적 115억원이다. 이미 SK레조낙 설립자본금 210억원 중 SK가 출자한 107억원을 넘어섰다. SK나 레조낙은 설립자본금 외에 현재까지 추가로 출자한 금액이 없다.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어왔으나 2020년 10월 CH3F 2공장 투자결정에 따른 자본적지출 급증에 더해 2021년부터는 배당금 지급이 겹치면서 자금 소요에 대응할 필요성이 생겼다.

◇CAPEX 소요·배당 겹치며 차입금 급증…자체 담보에 의존


SK레조낙이 자체 차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2022년말 부채총계가 864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자본총계는 478억원으로 이보다 덜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180.7%까지 뛰어올랐다. 부채총계가 늘어난 것은 총차입금 증가 때문이다. 총차입금이 741억원(리스부채 1억원 포함)으로 차입금의존도가 55.2%까지 상승했다.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390억원과 장기차입금 35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SK로부터의 대여금은 없다. 단기차입금은 한국산업은행(200억원)과 미즈호은행(190억원)으로부터 조달한 운영자금이었고 장기차입금은 중국은행(350억원)으로부터 조달한 시설자금이었다.


SK는 SK레조낙에 지급보증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SK레조낙은 차입을 위해 자체 담보를 제공하고 있다. SK레조낙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200억원에 대해 362억원(장부금액 기준) 규모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유형자산이 SK레조낙 자산총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담보로 활용할 여지도 크다. 2022년말 자산총계 1343억원 중 유형자산이 65.4%(878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유형자산 중 담보로 제공된 비중은 41.3%다.

*출처: SK레조낙 감사보고서(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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