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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차기 리더는

김태오 회장 용퇴로 '내외부 후보' 저울질 본격화

이르면 이번주 롱리스트 확정… '그룹 장악력·수도권 경험' 핵심 잣대

최필우 기자  2024-01-15 16:26:00
김태오 DGB금융 회장(사진)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르면 이번주 롱리스트(long list)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롱리스트는 그룹 내부 인사들과 지난 3개월 간 자문기관의 검증을 거친 외부 후보로 구성된다.

롱리스트가 확정되면 회추위는 내부 후보 선임 또는 외부 인사 영입에 따른 장단점을 저울질한다. DGB금융의 1순위 경영 아젠다인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룹 장악력과 수도권 근무 경험이 핵심적인 평가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롱리스트 확정 초읽기 단계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추위는 롱리스트를 확정하기 위한 마지막 조율 단계에 돌입했다. 롱리스트 후보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내달 숏리스트(short list)로 압축한 뒤 후보군 면면을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DGB금융은 지난해 12월 중순께 롱리스크를 확정한다는 방침이었다. DG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지주 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6개월 전에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개시하고 있다. 후보 검증을 철저히 하기 위해 넉넉한 기간을 두는 만큼 프로그램 개시 3개월 차에는 롱리스트를 정할 필요가 있었다.

김 회장의 거취가 변수였다. 김 회장은 68세로 67세 이상은 대표이사 회장이 될 수 없다는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저촉된다. 규정을 손질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롱리스트에 포함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김 회장이 퇴임을 선언하고 회추위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었다.

다만 김 회장은 지난해 일찌감치 퇴임을 선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회장은 외국 공무원 뇌물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기소 후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퇴임을 선언하면 불명예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었다. 김 회장을 필두로 DGB금융이 6년 간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과 CEO 리스크 방지 노력의 의미가 훼손될 우려도 존재했다.

김 회장은 지난 10일 있었던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 김 회장은 무죄 선고 이후 회추위에 퇴진 의사를 전달했고 회추위가 이를 받아들였다. 김 회장은 애초에 연임에 욕심을 내지 않고 퇴임 시점을 가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롱리스트 '그룹 장악력 vs 수도권 경험' 싸움

김 회장의 결정은 불가피했지만 DGB금융 내부에서는 그의 퇴진을 아쉬워하는 여론도 있다. 김 회장이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시작한 장본인이자 프로젝트를 완수할 적임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 출신으로 시중은행 근무 경험이 풍부하고 6년 간 회장으로 재직해 그룹 내부 사정에도 정통하다.

회추위가 추릴 롱리스트 내에는 그룹 장악력과 수도권 근무 경험을 모두 충족시키는 후보는 없을 전망이다.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내부 인사들은 대구은행 출신이 대부분이다. 외부 후보들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다 해도 DGB금융 근무 경험이 없고 시중은행 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추위는 롱리스트를 추린 뒤 내외부 후보들을 본격적으로 저울질한다. 시중은행 전환 작업에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내부 출신 후보들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 수도권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시중은행 출신을 회장으로 기용하고 내부 출신 대구은행장과 호흡을 맞추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추위는 최대한 다양한 역량과 경력을 가진 후보들을 롱리스트에 포함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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