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작년 말 공사대금 수금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을 일부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만 하더라도 신용등급 상승을 맛봤던 동부건설은 작년 말 기업어음 등급이 하락하는 등 건설업종을 향한 우려 속에서 운영자금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작년 말 이후 유동성 확보에 힘입어 조금씩 기초체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연말 현금유입, 순차입금비율 90%→60%대 유력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작년 말 대규모 해외공사 관련 공사대금과 국내 신규공사 선수금, 투자대여금 등을 회수하면서 현금성자산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작년 4분기 해외공사 관련 공사대금과 관급공사에서 수취한 선수금 등을 합쳐 약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현금 유입액을 고려하면 작년 말 기준 동부건설의 현금성자산은 3분기 대비 상당 수준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696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중 사용이 제한된 기타금융유동자산을 제외하면 58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총차입금은 3분기 말 5903억원으로 이를 고려한 순차입금비율은 연결 기준 94.1%였다. 2021년 말 23.5%, 2022년 말 73.2% 대비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작년 말 유입된 현금을 고려하면 순차입금비율은 눈에 띄게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건설의 연말 현금성자산을 2000억원 수준으로 가정하면 순차입금비율은 60%대로 급감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동부건설은 타 건설사 대비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평가받는다. 동부건설은 차입금 중 자회사를 통한 디벨로퍼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토지중도금 반환채권 담보대출액이 많다. 작년 3분기 동부건설 별도 차입금 2713억원 중 1952억원이 이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반환 채권 담보대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iH)의 보증을 받은 AAA등급 채권으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도 동부건설 측에서 추가적인 자금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운영자금 마련에 2금융권 찾기도
동부건설은 2020년 이후 현금흐름 악화에 이어 금리 상승기 이후 건설시장 유동성 경직 등으로 업계의 우려를 사왔다. 작년 말 한국기업평가는 동부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A3으로 하향하기도 했다.
실제 동부건설은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감소하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et Cash Flow)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작년 9월 누적 연결 기준 동부건설의 EBITDA와 NCF는 각각 221억원, -462억원으로 현금창출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에 동부건설은 운영자금 차입 등을 위해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금융권을 찾기도 했다. 자체 디벨로퍼 사업 영위를 위해 연결 기준 대규모 차입금이 사업장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작년 중견 건설사들을 향한 시장의 눈초리가 보다 엄격해져 운영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3분기 말 기준 동부건설은 △대신저축은행 △디비저축은행 △하나캐피탈 △HB저축은행 △오투저축은행 △디비캐피탈 △디에이치저축은행 △스타저축은행에서 각각 100억원 미만의 단기차입금을 8% 금리에 차입했다. 단기 외 장기차입금도 일부 차입해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올해 추가적으로 납부가 예정돼있는 토지매매 대금에 대한 대응도 과제다. 동부건설은 인천 검단신도시,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 등 대규모 자체 사업과 관련한 용지대금 소요가 2021년부터 지속 중이다. 올해도 연말까지 약 1457억우너의 대금 납부가 예정돼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연말 보고서를 통해 "수익성 하락 및 용지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점과 분양경기 등을 고려시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