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BNK금융지주가 권재중 최고재무책임자(사진)를 신규 선임했다. 권 그룹재무부문 부사장은 부임과 동시에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조달을 전담한다. 전임 강종훈 전무가 추진해오던 업무를 이어받아 재정 살림을 도맡는다.
BNK금융지주는 2023년 9월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후 4개월 만에 복귀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자본성 증권을 적극 활용 중이다.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효과가 있는데다 재무적정성 비율 개선 효과도 있어서다. 이번에도 모집액 대부분을 차환에 쓰겠다고 밝혔다.
◇연초 선제적 조달…만기채 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이달 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모집액은 1350억원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2000억원의 한도를 열어뒀다. 만기구조는 30년이며, 발행일로부터 5년 후 조기상환을 할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조기상환옵션)도 붙일 계획이다.
BNK금융지주는 자본성 증권 조달을 위해 일찌감치 한양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한양증권은 지주의 조달에 강점이 있는 하우스다. 그만큼 BNK금융지주 역시 2021년부터 한양증권과 함께 조달 업무를 진행하곤 했다.
BNK금융지주는 주로 차환을 위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액 1350억원 중 1000억원은 만기채 차환용도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자본성 증권을 발행해 만기구조 장기화는 물론 자본적정성 제고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BNK금융지주는 약 3년 만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재개했다. 총 1050억원을 모집한 가운데 157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금리는 5.5%에서 주문액을 채웠다. 목표 증액 금액이던 1500억원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자본적정성 제고가 급선무였던 탓으로 풀이된다. 2023년 상반기에만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을 조기 상환하면서 발행 필요성이 커졌다. 2023년 3분기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3.5%로 전년동기(13.9%)와 비교해 하락세를 보였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택한 것"이라며 "이미 이사회 의결도 거친 내용이지만 명확한 발행 시점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재무 전문가 권재중 CFO, 조달 전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은 이미 이사회의 의결을 마친 상태다. 현재 조달 시점만을 확정하면 되는 상황이다. 강종훈 전 BNK금융지주 CFO가 그간 업무를 총괄해왔으나, 신임 CFO인 권재중 그룹재무부문 부사장이 이어받았다.
권 CFO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라이스 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대외경제정연구위원, 대통령자문 금융개혁위원회 등을 거쳤다. JB금융지주 합류 시기는 2019년으로 확인됐다. 권재중 CFO는 JB금융의 재정 살림을 도맡은 결과 빠르게 성과를 도출했다.
권 CFO는 추후 주관사단과 논의 끝에 조달 시점과 전략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사실상 부임 후 첫 업무로 신종자본증권 조달을 맡게 됐다. 다만 앞서 JB금융지주에서도 다년간 자본성증권 발행은 물론 관련 업무를 진행했단 후문이다.
대내외적인 변수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의 자본성증권 투심은 견고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BNK금융지주 외에도 신한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등이 조달을 계획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사태로 인해 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투자 수요는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지주의 자본성증권 역시 투심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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