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우리은행 출신 이기수 상무
(사진)를 신임 CFO로 맞이한다. 그간 우리카드 내부 출신 재무전문가를 CFO로 선임해왔던 기조와 다르게 우리은행에서 전략,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한 인물을 기용했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내실경영 기조 유지와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주문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조달력의 한계와 대손비용 증가로 경쟁사 보다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 무리한 영업 확대 보다는 비용관리에 주력해 실적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경영기획본부장(CFO)에 이기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1일부터 시작해 2024년 12월 31일까지다. 그간 CFO를 역임했던 이재일 상무는 임기를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기수 상무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우리은행에 입사해 우리은행 홍콩지점 차장, 우리은행 전략기획부 팀장, 우리은행 신탁부 부장, 우리은행 뉴욕지점장을 역임했다. 이후 전략기획부장, 전략기획본부장, 강동강원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전통적인 재무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략기획, 영업, 신탁 등 금융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이번 CFO 선임은 그간의 인사 기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2013년 출범 후 5년을 제외하고는 우리카드 내부 재무 전문가들을 경영기획본부장(CFO)로 선임해왔다. 지난해까지 CFO를 맡았던 이재일 상무는 우리카드 출범 때부터 함께해 재무관리부장, 재무기획부장을 지냈다. 2018년부터 4년간 CFO를 역임했던 조성락 상무도 우리카드에서 재무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을 지냈다.
이 상무는 올 한 해 내실경영을 통한 재무안정성 확보에 힘쓴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에도 내실 중심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수익성을 기반으로 영업비용을 재점검하고 금융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우리카드는 조달력의 한계로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다. 우리카드의 2023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92억원) 대비 34.1% 감소했다. 금융지주 계열사가 고금리 여파로 20%대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지만 우리카드의 감소폭이 가장 크다.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신용등급이 조달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카드의 신용등급은 AA급으로 시장 위상이나 영업기반이 작아 등급이 열위에 있다. 시장점유율은 7.4%(2022년 말 기준)로 업계 6위 정도다. 사업구조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중에서 하위사에 속한다.
이에 조달금리는 2022년말 2.1%에서 지난해 3분기 2.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카드의 2023년 3분기 누적 이자비용도 2737억원으로 전년 동기(1812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리스크 관리도 고도화한다. 우리카드는 올해 고위험 고객군을 대상으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연체채권 회수 극대화를 통해 자산건전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카드대출 상품을 늘리면서 건전성 관리 비용이 대폭 늘어났다. 2023년 3분기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 비용은 3124억원으로 전년 동기(1999억원) 대비 56.3% 상승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말 0.8%에서 2023년 3분기 1.2%로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도 1.64%에서 2.1%로 0.46%포인트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