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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신한금융, 효율화·전문화 기조 맞춰 CFO 역량 확대

재무·전략기획 경력에 더해 글로벌·경영관리 전문가 선임

고설봉 기자  2023-12-20 16:41:26
신한금융지주가 효율화·전문화 기조를 바탕으로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 신임 천상영 CFO(사진)는 신한은행 출신으로 재무와 글로벌, 경영관리, 원신한 등 여러 분야에서 역량을 검증받은 인물이다.

신한금융 CFO 자리는 전통적으로 신한은행 출신 재무 및 전략기획, 글로벌 전문가들에게 돌아가는 경향이 강했다. 또 회장(CEO)의 측근 인사들이 요직으로 뻗어나가는 자리였다. 천 부사장은 재무 역량을 기반으로 자회사 경영관리와 원신한 등 업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아 발탁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천상영 원신한지원팀 본부장(사진)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그룹재무부문 부문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천 부상장은 2025년 말까지 신한지주의 재무부문을 총괄한다.
천 부사장은 전임 CFO들과 재무와 글로벌 감각 등 영역에선 비슷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원신한추진팀, 경영관리부문 등에서 쌓은 전문성은 이전 CFO들과 다른 천 부사장만의 특징이다.

신한지주 CFO는 거의 대부분 신한은행 출신의 전략·기획, 재무, 글로벌 등 파트를 거친 인물들을 선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은행업에 대한 기초가 확실한 상태에서 재무와 글로벌 등 역량을 폭넓게 갖춘 인재를 발탁해왔다.

전임 CFO 면면을 보면 모두 신한은행 출신이다. 2014년부터 최근 10년 신한지주 CFO를 지낸 인물은 임보혁·장동기·류승헌·노용훈·이태경 부사장(부사장보) 등 5명이다. 지주 출범 초기 옛 조흥은행 출신 CFO가 발탁되기도 했지만 최근 10년간은 없었다.

CFO의 이력은 대동소이하다. 다만 선임 시기적으로 신한지주의 경영 전략에 맞춰 각 CFO별 미세하게 경력과 전문분야가 차이가 난다. 신한은행 재무 및 자금, 전략·기획 파트에서 경력을 쌓고 중간관리자 시절 일선 영업점에서 현장영업 감각을 익혔다. IR 업무에 특화되거나 일부 CFO들의 경우 해외법인에 파견돼 글로벌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해외법인에선 주로 현장영업보단 전략·기획 및 재무 업무를 맡았다.

2014~17년 CFO를 지낸 임보혁 부사장보는 신한은행 학동지점장, 전략지원부장을 거쳐 신한지주 상무(재무파트)로 발탁됐다. 이후 부사장보 승진과 함께 CFO를 맡았다. 2018년 CFO로 선임된 장동기 부사장은 신한은행 여의도대기업금융센터장, 자금시장본부장을 거쳐 신한지주 재무팀 본부장으로 합류했다.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CFO를 역임했다.

2019년 CFO를 맡았던 류승헌 부사장보는 신한은행에서 오랫동안 IR업무를 담당했다. 2007년 신한지주 IR팀에 합류한 뒤 부장, 본부장 시절 내내 IR업무를 수행했다. 2019년 부사장보로 승진하며 CFO로 발탁됐다. 당시 신한금융은 글로벌 투자자 대상 IR에 매진하며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던 때였다.

2020년부터 CFO의 이력에 글로벌 전문성이 추가됐다. 재무와 전략·기획에 더해 글로벌 경험을 갖춘 인물이 발탁됐다. 이 시기 신한금융은 비은행 및 해외 현지금융사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성장과 포트폴리로 다변화를 추진했다. 이런 가운데 재무와 전략·기획 역량에 더해 글로벌 감각이 CFO의 중요한 덕목이됐다.

2020~2021년 CFO 직을 수행한 노용훈 부사장의 경우 신한은행 국제부, 자금부 등을 거쳐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조사역으로 활동했다. 신한지주 글로벌사업팀 본부장, 신한은행 글로벌영업추진부 본부장,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거쳐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한지주 CFO로 선임됐다.

2022~2023년 CFO를 맡았던 이태경 부사장도 재무와 함께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이다. 신한은행 글로벌전략부장을 거쳐 신한캄보디아은행 법인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으로 활동했다.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한지주 CFO로 발탁됐다.


천 부사장의 경력은 이전 CFO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 강남역금융센터 리테일지점장, 대림중앙지점장,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장영업과 재무, 글로벌 파트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다만 신한지주에 합류하면서 이력에 변화가 생겼다. 천 부사장은 2020년 신한지주로 자리를 옮겨 원신한전략팀장을 맡았다. 그룹사 전체 협업 시너지 창출을 위한 조율사 역할을 수행했다. 2021년 그룹 경영관리부문(CMO) 출범 뒤엔 경영관리2팀장으로 그룹사 전체 실적 및 경영전략 관리에 매진했다. 2022년 본부장으로 승진해 경영관리1팀을 맡아 운영했다.

2021년 신설된 경영관리부문은 경영관리 1·2·3팀 등 총 3개 팀이 편제됐다. 당시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17개 자회사를 몇 개씩 묶어 팀별로 관리했었다. 은행부문이 1팀, 비은행부문 중 카드 등 여전사와 증권·캐피탈 등 투자은행(IB) 역량을 갖춘 자회사가 2팀에 소속됐다. 보험 및 기타 자회사 등은 3팀으로 편제됐다.

천 부사장은 경영관리 1, 2팀을 거치며 보험과 자산운용사 등을 제외한 그룹사 전체 계열사의 경영전략과 실적 등을 관리했다. 그만큼 그룹사 전체 뿐 아니라 세부 자회사 재무와 경영전략 등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원신한전략팀 소속으로 그룹사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을 고민했고, 전체 계열사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역할을 하면서 그룹사 전체에 대한 재무 및 실적관리, 경영전략 시너지 창출 등에 대한 전문성을 높였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한지주 재무부문은 기존에 재무·회계·IR 등 업무에 더해 사업지원파트가 추가됐다. 사업지원파트는 그룹 각 계열사 및 사업영역별 협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원신한전략팀과 경영관리부문에서 쌓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천 부사장은 CFO 역할에 더해 그룹사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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