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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포스코인터, 포스코에너지 현금 활용법 '빚 상환'

'현금 6000억 보유' 포스코에너지 흡수로 현금흐름 대폭 향상...'부채 감축'에 활용

양도웅 기자  2023-12-07 15:09:03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올해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빚을 갚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기관 대출금과 사채 상환 등에 사용한 현금 중 상당수는 포스코에너지가 기존에 들고 있던 현금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해 포스코인터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감소했다. 효율적인 외형 성장을 한 셈이다.

◇영업과 투자활동으로 1.1조 현금 확보...지난해는 1.1조 현금 잃어

포스코인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누계 연결기준 8469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3483%(8233억원) 증가했다. 무엇보다 연간 3000억원 안팎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한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효과가 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개선시키는 항목 중 하나가 감가상각비다. 감가상각비는 포스코에너지처럼 대규모 생산설비를 보유한 기업일수록 크다. 다만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 비용이기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이다. 올해 포스코인터는 감가상각비로만 2028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를 봤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도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한 효과가 있었다. 포스코인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59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포스코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및현금성자산 약 6000억원을 투자활동현금흐름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금융상품을 매각해 139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영업활동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모두 유입(+)을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포스코인터처럼 이차전지 소재와 구동모터코아,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기업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출(-)을 보인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계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유입,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출이었다. 하지만 준수한 현금 창출력을 갖고 있고 보유 현금도 많은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올해는 두 현금흐름 부문이 유입을 나타냈다. 지난해는 영업활동과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도합 1조1187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면 올해는 1조1068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확보한 1.1조 현금, 부채 상환에 활용...2000억 현금 남아

어느 때보다 현금 운용 측면에서 여유가 생긴 포스코인터는 부채(빚)를 갚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장기차입금 상환에 4278억원 △사채 상환에 6000억원 △신종자본증권 상환에 1400억원의 현금을 사용했다. 차입과 사채 발행이 있었지만 늘어난 부채보다 갚은 부채 규모가 훨씬 컸다. 결과적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8708억원의 유출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으로 포스코인터 총자산이 125조원(흡수합병 전)에서 올해 9월 말 173조원으로 38%(48조원) 증가했음에도 부채비율은 185%에서 163%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36%에서 35%로 소폭 줄었다. 효율적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 효과로 올해 3분기까지 거둔 1조원 넘는 현금을 부채 상환에 활용했음에도 포스코인터는 2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남겼다. 이는 올해 포스코인터가 광업권(광물 탐사·채굴 권리)을 포함한 무형자산 취득에 지출한 현금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 4분기 추가 투자 규모를 고려해도 1년치 무형자산 취득분 현금을 남겨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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