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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분석

포스코인터, 올해도 'BB'...등급 왜 낮은지 봤더니

동종업계 중간쯤 위치…기업 지배구조, 노사 관계 등에서 보완 필요

이호준 기자  2023-10-10 15:15:09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올해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등급을 'BB'로 매겼다. 'BB'는 MSCI의 ESG 등급 중 아래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비교 대상인 글로벌 무역·유통 회사 29곳 가운데에선 '평균(Average)'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간은 간다'는 얘기지만 국내에서 우수한 ESG 평가를 받았던 그간의 상황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이번에 '정체(Laggard)' 판정을 받은 기업 지배구조나 노사 관계, 청정기술 개발 등의 측면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년 연속 'BB'…여전한 시각차

종합상사업계에 따르면 MSCI는 지난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등급을 'BB'로 평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똑같은 등급을 부여한 것이다.

MSCI는 규칙 기반 방법론에 따라 동종업계와 비교해 해당 기업이 얼마나 ESG 리스크에 노출되고 잘 관리하는지 AAA~CCC 구간에서 평가한다. BB는 '평균'에 해당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등급이 글로벌 기준 동종업계 중간쯤 위치한다는 얘기다.

출처: MSCI 홈페이지

다만 아쉬울 뿐이다. '평균은 했다'라고 쉽게 결론 내기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국내 ESG 등급이 '우등생' 수준이다 보니 저명한 글로벌 ESG 평가 기관으로 볼 수 있는 MSCI의 이번 평가를 시장과 회사 입장에서는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ESG 등급은 'A'다. 포스코그룹 내 혹은 국내 주요 종합상사 가운데 이 회사보다 더 나은 ESG 성적표를 받은 회사는 없다. 똑같이 A를 받은 곳도 포스코ICT, 포스코스틸리온, LX인터내셔널뿐이다.

또, 이때 이후 발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6월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 평가기관들은 이사회와 경영진 중심의 ESG 활동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이사회 내 ESG위원회의 신설 여부를 특히 유심히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펀드의 핵심 판단 요소…'기업 지배구조' 등 과제

'친환경 행보'를 놓고 봤을 때도 아쉽다. 온실가스 감축 흐름이 강화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7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37%(2021년 대비) 줄이고 2050년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동종업계에선 삼성물산 다음으로 빠른 움직임이다.

물론 MSCI의 ESG 등급은 이유를 확실히 알기 힘든 영역에 속한다. MSCI가 결과에 대한 상세한 근거를 나열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MSCI가 제시하는 글로벌 모범 ESG 규준은 한국 특유의 산업 및 경제 상황이 평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단,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부여받은 'BB' 등급은 앞으로도 글로벌 펀드, 투자자들의 핵심 판단요소가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내부적으로 MSCI의 등급을 주요 ESG 평가 기준으로 삼고, 해마다 회사의 경영활동에 중요한 ESG 토픽을 도출하고 있는 배경이다.

MSCI는 낙제점을 부여한 항목만큼은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면 어떤 점이 부족한지 유추가 가능하다. 이번 평가에선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윤리, 노사 관계, 청정기술 개발 등 4개 항목에서 업계 평균 미달인 '정체'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평가를 받게 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정탁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는 상황이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을, 지난해 인도네시아 팜농장을 건설하며 지역 환경 단체와 대척점에 선 것이 청정기술 개발 등의 낮은 점수 배경으로 보인다.

출처: MSC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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