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 들어 대규모 미래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CAPEX)를 뒷받침할 실탄 마련에 분주히 움직였다. 이런 삼성전자의 자금 조달 움직임은 연결 회계보다 별도 회계에서 보다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회사 등으로부터 배당금 수입, 차입이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까지 종속사 등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30조원에 육박했다. 다만 올 3분기에는 2분기보다 적은 금액을 배당받았다. 삼성전자 연결 종속사들의 재무구조도 건실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3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7조3300억 증가, 누적 29조4900억 배당받아 삼성전자는 올 들어 운영자금과 투자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삼성전자의 자금조달을 위한 움직임은 별도 재무제표를 통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당이다. 국내외에 소재한 종속사 등으로부터 대규모 배당을 받고 있는데 연결 회계에서는 조정을 거치기 때문에 명확히 확인이 어렵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올 3분기 누적 배당금 수입은 29조4906억원이다. 올 2분기 누적으로는 22조1601억원이었는데 7조3304억원이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8조1192억원이었다. 3분기에도 대규모 배당을 받기는 했지만 올해 분기 중에서는 가장 적은 금액을 수취한 셈이다.
올 4분기에 자회사 등에서 배당을 받지 않더라도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배당금 수입은 해다마 큰 격차가 있었다. 2020년에는 1296억원을 나타냈고 2021년에는 6조원을 넘기도 했다. 10조원 이상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배당 외에 별도 재무제표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금확보 사례는 자회사로부터 차입이다. 삼성전자는 올 2월 17일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했다. 이자율은 4.7%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계약기간은 올 2월 17일부터 2025년 8월 16일까지다.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계약은 유지되고 있다. 이 거래로 인해 별도 기준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까지의 별도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이자 지급 비용은 4652억원이다. 작년 3분기(2107억원)의 2배 이상이다.
◇주요 연결 종속사 재무구조 '건실' 배당은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이뤄진다. 무리한 배당은 자회사의 자본총계를 급격하게 감소시켜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위험성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자회사에서 대규모 배당을 받고 있지만 연결 종속사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결 종속사 중 자산총계 기준으로 상위 5개사 모두 올 2분기말과 마찬가지로 3분기말에도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 가장 높은 곳은 하만(Harman)인데 54.1%에 불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대규모 차입 등을 제공했지만 견고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올 3분기말 부채비율은 직전 분기보다 3.7%포인트(p) 올라가기는 했지만 16%에 그쳤다. 자본총계는 56조5824억원으로 올 2분기말(52조7366억원)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이 외에 자산총계 상위 5개사 중 자본총계가 늘어난 곳은 미국법인(SEA·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 하만과 종속법인, 중국법인(SCS·Samsung China Semiconductor Co., Ltd.)이 있다.
삼성전자의 아시아법인을 관리하는 SAPL(Samsung Asia Pte. Ltd.)는 올 3분기말 자본이 19조8335억원으로 올 2분기말(22조3935억원)보다 2조56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다만 SAPL의 부채비율은 1.3%로 오히려 4%p 내려갔다. 부채가 올 2분기에는 1조원이 넘었지만 올 3분기말 2501억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