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빗썸(빗썸코리아)이 2025년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 빗썸은 자금조달보다는 경영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으로 주관사를 선정한 후 내부통제 작업에 착수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한창이다.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야인으로 있던 대주주 이정훈 전 빗썸 의장(사진)이 빗썸홀딩스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상장 청탁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는 사임하고 그 자리는 이재원 빗썸 대표가 맡기로 했다. 빗썸은 복잡했던 지배구조와 내부 체질개선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얻겠다는 입장이다.
◇매각 대신 IPO, 지배구조 개편 위한 강수
빗썸은 12일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준비 중인 게 맞다"고 밝혔다. 그간 빗썸은 여러차례 매각에 대해 검토했으나, 매각 대신 상장으로 노선을 틀었다. 최근까지도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진 바 있다. 이에 이재원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매각은 당분간 없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매각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을 내부에는 넌지시 표명한 것이다.
IPO 추진 이유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그간 주주간 알력다툼으로 인해 홍역을 치뤘었다. 경영권을 두고 빗썸홀딩스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이정훈 전 의장 측과 빗썸코리아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 간 다툼이 있었다.
사실살 실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 전 의장 측은 IPO를 통해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비덴트 측은 IPO 계획에 대해 미리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사회에 참여 중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내용은 듣지 못했다"며 "내부서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회복 전략, '내부통제 강화' 근본 해결하는 것으로 결론 났나
가장 중요한 건 내부통제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수차례 지적받았던 빗썸인 만큼 상장심사 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최근 이정훈 전 의장이 빗썸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대주주인 이 전 의장은 디에이에이(DAA), BTHMB홀딩스, SGKB 등 여러 국내외법인을 통해 빗썸 지배력을 확보했다. IPO를 위해서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지배구조를 간소화해야 한다. 이 전 의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대주주의 책임 경영 확대 의도도 옅보인다. 이 전 의장은 2020년 빗썸 이사회 의장을 잠시 맡은 것 외에 경영 일선에 나타난 적 없다.
향후 경영진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는 이재원 대표가 빗썸홀딩스와 빗썸 양측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 이재원 대표가 빗썸홀딩스로, 빗썸에는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내부통제 재정비에 6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빗썸이 꽤 여러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경영, 사내이사 선임 등 내부통제 요건을 맞추기 위한 작업을 신경써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빗썸의 이번 전략을 두고 '동종 업계 국내 유일 상장사' 타이틀을 노리는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업비트에게 뺐긴 시장 점유율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서는 IPO를 통한 대대적 체질개선, 신뢰도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해 왔고 결국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라며 "복잡한 지배구조로 잡음이 발생했던 만큼 이를 해결하고자 IPO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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