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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위한 체질개선 나선 빗썸, 이정훈 전 의장 '컴백'

이 전 의장, 빗썸홀딩스 사내이사 재취임…내부통제 강화 작업 착수

노윤주 기자  2023-11-13 15:01:07
가상자산거래소 빗썸(빗썸코리아)이 2025년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한다. 빗썸은 자금조달보다는 경영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으로 주관사를 선정한 후 내부통제 작업에 착수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한창이다.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야인으로 있던 대주주 이정훈 전 빗썸 의장(사진)이 빗썸홀딩스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상장 청탁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는 사임하고 그 자리는 이재원 빗썸 대표가 맡기로 했다. 빗썸은 복잡했던 지배구조와 내부 체질개선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얻겠다는 입장이다.

◇매각 대신 IPO, 지배구조 개편 위한 강수

빗썸은 12일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준비 중인 게 맞다"고 밝혔다. 그간 빗썸은 여러차례 매각에 대해 검토했으나, 매각 대신 상장으로 노선을 틀었다. 최근까지도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진 바 있다. 이에 이재원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매각은 당분간 없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매각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을 내부에는 넌지시 표명한 것이다.
이정훈 현 빗썸홀딩스 사내이사/ 전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

IPO 추진 이유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그간 주주간 알력다툼으로 인해 홍역을 치뤘었다. 경영권을 두고 빗썸홀딩스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이정훈 전 의장 측과 빗썸코리아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 간 다툼이 있었다.

사실살 실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 전 의장 측은 IPO를 통해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비덴트 측은 IPO 계획에 대해 미리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사회에 참여 중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내용은 듣지 못했다"며 "내부서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회복 전략, '내부통제 강화' 근본 해결하는 것으로 결론 났나

가장 중요한 건 내부통제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수차례 지적받았던 빗썸인 만큼 상장심사 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최근 이정훈 전 의장이 빗썸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대주주인 이 전 의장은 디에이에이(DAA), BTHMB홀딩스, SGKB 등 여러 국내외법인을 통해 빗썸 지배력을 확보했다. IPO를 위해서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지배구조를 간소화해야 한다. 이 전 의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대주주의 책임 경영 확대 의도도 옅보인다. 이 전 의장은 2020년 빗썸 이사회 의장을 잠시 맡은 것 외에 경영 일선에 나타난 적 없다.

향후 경영진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는 이재원 대표가 빗썸홀딩스와 빗썸 양측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 이재원 대표가 빗썸홀딩스로, 빗썸에는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내부통제 재정비에 6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빗썸이 꽤 여러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경영, 사내이사 선임 등 내부통제 요건을 맞추기 위한 작업을 신경써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빗썸의 이번 전략을 두고 '동종 업계 국내 유일 상장사' 타이틀을 노리는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업비트에게 뺐긴 시장 점유율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서는 IPO를 통한 대대적 체질개선, 신뢰도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해 왔고 결국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라며 "복잡한 지배구조로 잡음이 발생했던 만큼 이를 해결하고자 IPO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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