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두 주주인 이정훈 전 의장 측과 비덴트가 소통 물꼬를 텄다. 이 전 의장은 빗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질적 소유주이고 비덴트는 단일 지분으로 빗썸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관계다.
양측은 과거 빗썸 경영권을 두고 지분경쟁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다시 긍정적 방향의 소통을 시작했다. 지분율 조정 관련 회동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계기는 빗썸 IPO다. 주주리스크를 줄이고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일환이다. 이정훈 전 의장 측이 확고한 지분을 확보하고 비덴트 지분은 낮추는 형태다.
다만 비덴트는 보유 중인 빗썸홀딩스 지분이 추징보정 명령을 받아 쉽사리 이를 처분할 수 없다. 비덴트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추징보전 금액만큼 다른 자산으로 대체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평가된 빗썸홀딩스 지분 가치보다 실제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소통 재개, 지분율 변경 논의 아직 초기단계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빗썸과 비덴트 측 경영진은 지분율 조정 관련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빗썸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투명경영 계획을 고객에게 밝히면서 비덴트와도 소통 물꼬를 텄다.
지난해 비덴트 실소유주 강종현씨의 자금횡령과 주가조작 혐의가 불거졌고 이로인해 빗썸은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IPO까지 준비하면서 지배구조를 단일화하고 주주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게 빗썸의 입장이다.
현재 경영권은 이정훈 전 의장이 확보하고 있다. 지분율은 이 전 의장측과 비덴트측이 비등하다. 빗썸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73.56%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 지분 34.22%를 확보한 비덴트가 단일로서는 최대주주다. 이 전 의장은 우호·간접지분을 포함해 40.68%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BTHMB홀딩스(10.7%), 디에이에이(29.98%) 등이다.
과거에는 경영권 다툼 등으로 양측이 소통의 문을 닫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비덴트 관계자는 "최대주주를 변경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했는데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있어서 협상을 해야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논의된 건 없지만 예전과 달리 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금액보다 큰 실제 지분가치, 비덴트도 다양한 방안 고려 비덴트도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빗썸홀딩스 지분을 처분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빗썸홀딩스 지분 추징보전건으로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아 코스닥 거래 정지상태기 때문이다. 법원이 비덴트가 가진 빗썸홀딩스 주식 3424주를 강종현씨 개인 자산으로 봤다. 의견거절 사유인 자산에 대한 권리의무, 부채의 완전성 등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
협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추징보전된 빗썸홀딩스 지분 처분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보겠다는 게 비덴트 입장이다. 지난 3분기 보고서를 통해 밝힌 가압류 주식 평가금액은 빗썸코리아 약 60억원, 빗썸홀딩스 약 404억원이다.
해당 가치만큼의 현금 또는 다른 담보물을 제시해 빗썸홀딩스 주식을 대체한다는 방법도 거론된다. 빗썸홀딩스 주식의 실제 가치가 가압류 평가금액보다 높기 때문에 처분하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비덴트는 과거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이유로 확장했던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사업도 상당부분 축소하고 있다. 지난 8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가상자산거래소업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 자문업 △블록체인 연구개발업 등을 포함 122개에 달하는 사업 목적을 삭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