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업체이자 LS그룹 계열사인 예스코가 새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김은일 부문장을 선임했다. 5년 만의 재무총괄임원 교체다. 신임 CFO 임명에는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김은일 CFO가 회사채 EOD 재발을 방지하는 노력에 얼마나 역량을 쏟을지가 관심사다.부채비율을 400%선 아래에서 집중 관리하는 기조를 계속 이행할 전망이다. 천연가스를 외상으로 사들이면서 생기는 매입채무 역시 과다하게 늘지 않도록 통제하는 과업도 중요해졌다.
◇고객서비스부문장 역임, 이사회 구성원 참여 예스코는 도시가스 공급에 특화된 기업이다. 서울 동부 권역과 경기도 구리·남양주·가평 등에 거주하는 140만가구를 대상으로 연료를 공급해 왔다. 지주사 예스코홀딩스가 지분 일체를 갖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2018년 예스코가 도시가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출범했다.
최근 예스코는 김은일 고객서비스부문장을 신임 기획재경부문장으로 발탁했다. 김 부문장은 1972년생으로 전남대 사범대학 부설고를 졸업한 뒤 서강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취득했다. 예스코에 근무하면서 업무팀 차장, 인재개발팀장, 경영기획팀장 등의 직책을 수행했다.
이번에 퇴임한 문만영 전 기획재경부문장의 경력과 견줘보면 김 부문장은 인사·채용, 소비자 민원 대응 등 다양한 분야 업무에 종사했다. 문만영 전 CFO는 예스코홀딩스에서 재경팀장과 재경부문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5년여 동안 예스코 CFO 직무를 수행했다.
김 부문장은 CFO 취임을 계기로 등기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예스코 이사회를 구성하는 인물 면면을 살피면 정창시 대표, 김환 경영지원부문장, 김은일 기획재경부문장 등 3인이 사내이사로 참여했다. 감사는 우규하 예스코홀딩스 시니어매니저가 겸직하고 있다.
◇'부채비율·매입채무' 집중관리 기조 예스코 경영진이 단연 관심을 기울이는 지표가 '부채비율'이다. 2021년 당시 800억원 규모로 발행한 26회차 공모채와 맞닿아 있는 사안이다. 회사채를 찍으면서 한국증권금융과 사채관리계약을 맺었는데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요건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작년 말 예스코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444%로 집계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했다. EOD가 실제 일어나면 채권자들에게 회사채 원리금을 즉시 갚으라고 요구할 권한이 주어진다. 올해 초 기획재경부문이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낮추겠다고 약속하면서 사태 확산을 막았다.
레버리지 지표를 제어하는 취지에서 단기매입채무를 감축하는데 공들였다.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외상으로 사들이면서 발생한 금액이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3138억원으로 집계된 단기매입채무는 2023년 6월 말 84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년새 73.2% 줄이는데 성공했다.
매입채무를 줄이는데 필요한 실탄은 매출채권 회수로 마련했다. 2022년 말 3132억원을 기록한 매출채권이 올해 상반기 말 643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대목이 방증한다. 덕분에 예스코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3년 6월 말 280.7%까지 낮아졌다. 다만 천연가스 확보 물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에 매입채무가 불어나는 경향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이 다시 오를 여지가 존재한다.
부채비율 상승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사채관리계약 조항을 유연하게 설정하는 노력을 계속 실천할 전망이다. 올해 1월 제27회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면서 예스코는 계약상 연결 부채비율 관리 기준선을 종래 400%에서 '800%'로 높게 잡았다. EOD 사유 발생 우려를 차단하는 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