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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 산물' 한독테바 출범 10년, 더디기만 한 성장

⑤이스라엘 기업과 공동출자, '수익성 개선세 미흡→인력조정' 수순

박동우 기자  2023-11-07 14:55:30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한독이 투자한 회사 가운데 한독테바는 '합작'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올해로 출범한지 10년을 맞은 의약품 도매 전문업체다. 사명에서 드러나듯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V)다.

초기에 매출 1000억원까지 도달하겠다는 로드맵도 세웠지만 아직까지 실현하지 못했다. 실적 성장은 더뎠고 수익성 개선세는 미흡했다. 결국 최근 들어 내부인력을 조정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49 대 51' 지분, 한독 200억 이상 집행

한독테바는 2013년 10월에 출범한 업체로 의약품을 병의원과 약국에 납품하는 도매업에 잔뼈가 굵은 회사다. 한독 경영진이 처음 설립을 검토한 시점은 2012년 하반기다. 당시 제약 중심의 본업을 연관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을 탐색하던 중 해외 기업과 손잡고 조인트벤처(JV)를 세우는 의제가 부상했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다듬는데 기여한 주체가 IMM 프라이빗에쿼티(PE)였다. IMM PE는 2012년에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보유한 한독 지분 일부를 인수하면서 주주로 합류했다. IMM PE는 세계 최대 제네릭(복제약) 제조사이자 이스라엘 기업인 테바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타진하는 동향을 주목했다.

IMM PE가 다리를 놓으며 한독과 테바의 합작사 설립 논의가 진척됐다. 한독이 74억원을 출자해 지분 49%(4900주)를 확보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테바는 76억원을 들여 주식 51%를 취득했다.


한독테바는 테바가 생산한 의약품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서 유통하는데 주안점을 맞췄다. 설립 5년차에 접어드는 2017년까지 매출 1000억원에 도달하는 비전도 수립했다. 항암제, 골다공증 치료제, 다발성경화증 약물 등을 시판하면서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운영 초기 마케팅 기반을 확충하고 우선판매허가권을 따내는 데 주력하면서 영업 적자와 순손실이 이어졌다. 자본총계가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추가 자금 수혈이 이뤄졌다. 한독은 3년 연속으로 한독테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62억원을 납입했다. 법인 설립 당시 출자까지 감안하면 누적 236억원을 한독테바에 집행했다.


◇'판매 구성비 조정' 자구책 구사하기도

한독테바가 출범한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으나 연간 1000억원 넘는 수익을 올리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구상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2016년 이래 해마다 매출은 200억~3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 역시 306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영진은 수익 규모 증대가 여의치 않자 '이익 실현' 목표 달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계속된 실적 적자로 자본 확충이 매년 반복되는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제네릭과 신약의 판매 비중을 조정한 조치가 대표적인 수익성 제고책이었다.

신약과 제네릭의 판매 구성비는 2014년 당시 '5 대 5'로 균등했다. 2017년 이후에는 '7 대 3'으로 신약 부문에 의약품 유통 무게추가 쏠렸다. 제네릭 분야에서는 업체간 공급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만큼 이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분석과 맞물렸다.


덕분에 2018년을 기점으로 실적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익 실현 규모는 미미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매출 306억원과 견줘보면 6.9%에 불과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3억원으로 연간 영업수익 대비 7.5% 수준이었다.

한독테바의 수익성 변동은 한독이 보유한 한독테바 주식 지분법평가액에도 영향을 끼쳤다. 2016년 말 97억원으로 나타났으나 이듬해 말에는 40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평가 금액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에는 84억원까지 늘었으나 2023년 6월 말 7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분법평가액이 올해 소폭 줄어든 건 영업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흑자 기조 구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면서 최근 한독테바는 다시 수익성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10월에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하면서 인력을 조정할 채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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