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이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를 흡수합병하기 위해 구주 인수를 단행했다. 약 한달간 규제기관과 논의한 끝에 이피디바이오 주주의 수를 50인 이하로 줄여 합병계획 승인을 얻었다. 8월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10월 합병을 마무리하는 타임라인이다.
◇이피디바이오 주주 50인 이하로 조정 제넥신은 지난달 26일 비상장 바이오텍인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이피디바이오)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이피디바이오를 인수해 제넥신에 흡수시키는 형태다.
당시 합병안에 따르면 이피디바이오 1주당 제넥신 신주 6.1924079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제넥신은 총 413만1598주를 발행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29일 공시를 통해 해당 계획을 변경하고 구주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확정했다. 합병과정에서 발행할 제넥신 신주는 402만9900주로 기존보다 1만여주 줄어들었다.
제넥신이 합병에 앞서 구주를 먼저 인수한 까닭은 이피디바이오 주주의 수를 50인 이하로 줄이기 위해서였다. 제넥신은 이피디바이오 주주를 대상으로 합병신주를 발행해야하는데 이들의 수가 50인을 초과하는 것이 걸림돌이 됐다.
신주발행시 이를 취득하는 이의 수가 50명을 초과하면 사모가 아닌 공모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승인대상으로 제넥신은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두차례 정정신고를 하며 금감원과 논의를 거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주주 수를 줄여 사모로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제넥신은 이피디바이오 주주 가운데 펀드형태로 참여하던 물량을 인수했다. 해당 펀드의 조합원은 모두 개별 주주로 계산됐다. 이를 인수한데 따라 이피디바이오 주주는 기존 57인에서 38인으로 줄었다.
이후 제넥신과 이피디바이오의 합병이 금감원이 아닌 한국거래소 관할이 되면서 곧장 승인을 얻었다.
◇이피디바이오 기존 주주, 제넥신 합병신주 1년간 보호예수 이번 합병에서 양사가 책정한 기업가치는 이피디바이오 270억원, 제넥신 시가총액 2700억원대다. 기업가치로 따지면 제넥신이 10, 이피디바이오가 1에 해당하는 비율이지만 발행주식수를 감안해 주당가격을 환산하면 합병 비율은 정반대로 뒤집힌다.
비상장사인 이피디바이오의 발행주식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주당가격을 환산하면 제넥신은 주당 6540원, 이피디바이오는 주당 4만512원이다. 이피디바이오 주식 1주당 제넥신 6주를 발행하는 딜 구조가 나온 배경이다.
양사는 8월 29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합병 승인을 받고 10월 17일 합병신주를 상장시킨다. 기존 이피디바이오 주주들은 합병신주를 한국예탁결제원에 1년간 예탁해 보호예수할 의무가 있다.
합병 후 최재현 이피디바이오 대표는 제넥신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다. 제넥신의 R&D 총괄로서 이피디바이오의 타겟 단박질 분해제(TPD) 파이프라인을 계속 연구하고 기존 제넥신 파이프라인까지 책임진다.
제넥신은 차세대 TPD 기술을 확보하고 이피디바이오는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갖추게 되는 '윈-윈' 합병으로 분석된다.
한 이피디바이오 주주는 "제넥신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데 TPD라는 영역에 공감대가 있었다"며 "이피디바이오의 기술력에 제넥신의 인프라와 개발경험이 더해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