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의 전문의약품 사업부가 고초를 겪고 있다. 굵직한 대표 품목들이 빠진 여파로 관련 사업부에서만 20% 넘게 매출이 축소됐다.
자체 개발한 블록버스터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계약 종료가 미친 영향이 컸다. 대체재로 파브리병·천식 치료제를 들여왔지만 공백을 메우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솔리리스·울토미리스 빠진 뒤 매출·영업이익 동반 감소
한독은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로 전년도 같은기간보다 14.3% 줄어든 1261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44.3% 급감한 53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59.5% 줄어든 32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사업인 전문의약품에서 20%가량 매출이 줄어든 타격이 컸다. 작년 3분기 894억원에서 올해 3분기 71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출과 위수탁 사업부 매출도 154억원에서 8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일반의약품과 의료기기 및 진단시약 부문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한독의 전문의약품 사업부 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냈던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가 빠진 영향이 크다.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는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등 난치성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약이다. 연간 4~5억원의 고가약으로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하다.
두 품목의 합산 매출은 작년 기준 연 508억원에 달한다. 한독 전체 매출인 5438억원의 9%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 3분기만 해도 133억원을 올렸지만 올해부터 판권을 잃으면서 매출에서 빠지게 됐다.
이 같은 공백은 예견된 일이었다. 한독은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국내 판권을 쥐고 있었다. 국내 허가부터 보험급여 등재까지 한독이 도맡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알렉시온 인수를 기점으로 변화가 예고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직접 알렉시온 제품을 팔기로 결정하면서 한독은 국내 판권을 잃었다. 한독은 두 제품 마케팅을 위해 희귀질환 프랜차이즈를 신설한 터라 새로운 포트폴리오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네릭 도전 맞은 테넬리아 성장 정체…신규 품목 매출 기여 '제한적'
솔리리스 다음으로 대형 품목인 테넬리아의 고전은 겹악재다. 테넬리아는 지난해 10월 말 제네릭이 진입한 후 성장세가 꺾였다. 올해 3분기 테넬리아 매출은 1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13억원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까지 성장세였던 테넬리아는 후발약 진입으로 정체 상태다.
다행인 건 테넬리아가 제네릭 진입에도 약가인하를 면했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완전히 동일한 제네릭이 아닌 염 변경이라는 우회 전략을 쓴 덕분에 테넬리아는 최초 제네릭 급여 등재로 인한 30% 약가인하를 피했다.
다만 40여곳에 달하는 기업이 경쟁적으로 제네릭을 내면서 점진적으로 테넬리아 시장 규모가 쪼그라들 여지가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DPP-4 억제 기전의 치료제로 연간 원외처방액이 480억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가 작지 않은 탓에 제네릭사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공백을 메울 만한 눈에 띄는 품목은 보이지 않는다. 가능성이 보이는 제품은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나 새로 도입한 호흡기 치료제 조터나 등을 꼽을 수 있다.
갈라폴드는 세계 첫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다. 한독은 2019년 아미커스 테라퓨틱스로부터 갈라폴드를 도입해 판매를 시작했다. 2021년부터는 급여 등재에도 성공해 성장세가 커졌다. 올 3분기 갈라포드 매출액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8억원 대비 57.4% 증가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분기 매출이 솔리리스 및 울토미리스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올해 새로 도입한 호흡기 치료제 조터나와 에너제어의 분기 매출은 29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한독의 성장은 전문의약품 사업부보다 일반의약품과 식품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일반의약품 중 진통소염제 케토톱과 소화제 훼스탈이 전년 대비 각각 3.1%, 54.5% 증가했다. 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했다. 식품 쪽에서는 숙취해소제 레디큐가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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