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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 재무 전문가 활용법

SK스퀘어, 투자형 중간 지주의 남다른 회계감사

감사위원회 전원 '회계·재무' 전문가, 이사회 '의장·위원장' 등 겸직 다수

박규석 기자  2023-10-23 15:22:26

편집자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1명 이상은 재무·회계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 이들은 경영 감시와 더불어 회계 감사까지 담당하는 만큼 독립적인 지위와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최근 들어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수는 늘고 있으며 역할도 이사회 의장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THE CFO가 감사위 소속 재무·회계 전문가의 유형별 출신과 역할, 활동 범위 등을 조명한다.
SK스퀘어는 SK그룹의 투자형 중간 지주사를 표방하는 만큼 회계감사 시스템도 남다르다. 감사위원회를 활용한다는 부분은 그룹 내 계열사와 동일하지만 위원의 구성과 전문성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감사위의 경우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상법 시행령 등에서 요구하는 재무·회계 전문가 집단이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감사위를 설치할 경우 1명 이상만 재무·회계 전문가를 선임하면 된다. 통상 재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감사위 내 재무 전문가를 1~2명만 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학계·정부·금융기관 출신 중용

SK스퀘어는 2021년 11월에 SK그룹의 중간 지주사로 출범했다. 인적분할로 존속하는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AI와 구독형마케팅, 데이터센터로 확장하고 신설되는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 전문 투자형 중간 지주사로 변모하는 게 골자였다. 이후 SK스퀘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회사 전환 심사 결과에 따라 같은 해 2021년 12월 28일 공식적인 지주사가 됐다.

11번가와 티맵모빌리티, SK하이닉스 등을 거느리는 SK스퀘어의 사업 구조는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세부적으로는 SK스퀘어가 담당하는 투자사업을 비롯해 커머스, 플랫폼, 모빌리티, 기타 등이다. SK스퀘어의 경우 지주사인 만큼 투자업과 더불어 지주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이처럼 투자형 지주사를 지향하는 SK스퀘어는 감사제도 운영에 있어서도 회계 리스크 등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관리에 힘쓰는 분위기다. 기업 내 회계감사 등을 책임지는 감사위를 재무·회계 전문가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2023년 상반기 기준 SK스퀘어의 감사위는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전원 상법 시행령 등에 따르는 회계·재무 전문가다. 기은선 감사위원장을 필두로 강호인, 박승구, 이성우 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크게 학계·공인회계사와 정부기관 경력자, 금융기관 경력자 등 3가지로 구분된다. 기 이사와 강 이사가 각각 학계·공인회계사와 정부기관 경력자로 분류되며 박 이사와 이 이사는 모두 금융기관 경력자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SK스퀘어의 투자형 지주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도 하지만 지원자로도 활동할 수 있는 만큼 관련 기능을 적극 반영한 인사라는 게 재계 평가다.

기 이사는 회계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감사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강 이사는 조달청장과 국토부장관 출신의 경제 관료로서 회사가 추진 중인 기업의 투자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이사는 법률과 금융 분야 전문가로 5개 소위원회에 모두 소속돼 있다. 박 이사는 투자 분야의 전문성과 BoA(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한국대표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신규 투자 또는 포트폴리오 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소위원회 영향력 갖춘 '재무·회계' 전문가들

SK스퀘어의 감사위 소속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내 영향력도 작지 않다. 이들은 각각 이사회 의장부터 감사위원장, 감사위 외 위원장까지 맡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스퀘어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와 인사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ESG위원회, 감사위 등 5개 소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특히 경제 관료 출신인 강 이사가 감사위원 중 가장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K스퀘어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사추위원장과 ESG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추위에서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추천과 기타 필요사항의 심의·의결을 총괄한다.

ESG위원회에서는 관련 분야의 추진 방향과 성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등의 심의를 관장한다. 의장직 수행에 있어서는 그의 선임 자체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가 이뤄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박 이사와 이 이사는 각각 거버넌스위원회와 인사보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SK스퀘어의 정관과 기업지배구조 헌장, 이사회·위원회 규정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규정 제·개정 등 심의가 주요 업무다. 회사의 중장기 미래 전략과 KPI 논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인사보상위원회는 대표이사 연임과 선임 제안, 후보 추천 등을 관장한다. 아울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개인별 보수의 적정성 등의 심의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SK스퀘어는 감사위원들의 전문성과 더불어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 체계도 함께 갖추고 있다. 감사위의 효율적인 감사업무 수행 지원을 위해 내부감사기구 지원 조직으로 '윤리경영담당'을 두고 있다. 윤리경영담당은 전사 현업 부서와 자회사를 대상으로 내부통제, 이상 징후 모니터링, 경영 감사·진단, 개선 조치 등을 시행한다.

윤리경영담당의 세부적인 편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담당임원 1명과 팀장 1명을 포함해 총 4명의 경영 감시·진단 전문가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9개월의 근속연수를 기록했으며 전체 평균은 17개월이다. 이들은 감사 실적과 주요 이슈를 연 1회 감사위에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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