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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공기업 재무점검

'자본잠식 해소 2년' 공영홈쇼핑, 흑자경영 이어갈까

①5년 적자 끝 결손금 털어, 영업이익률·점유율 개선 과제

문누리 기자  2023-10-12 11:08:48

편집자주

공기업은 재벌그룹에 못지않은 덩치와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곳이지만 반대로 방만경영, 빚쟁이 시한폭탄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같이 갖고 있다. 효율성보다 공공성이 더 강한 조직인 탓에 민간기업과 같은 궤도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의 재무상황은 시장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규모 면에서 독보적인 대형 공기업들 위주로 재무상태를 점검해 봤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출범 때부터 5년간 적자행진을 이어왔던 곳이다. 그러던 중 코로나 기간 동안 온라인 비대면 수혜를 받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간 누적된 결손금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돼 2021년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그럼에도 방만경영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영홈쇼핑이 흑자로 돌아선 계기도 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 마스크 공식 판매처로 지정된 영향이 크다. 여전히 7개 홈쇼핑사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고 점유율도 3% 수준이다. 숙원사업이던 전용사옥 건립도 자금부족 등으로 잠정 보류된 상태다.

◇낮은 수수료율 정책에 5년 적자 지속, 자본잠식률 48.5%까지 확대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중소기업과 농·어업인을 위한 홈쇼핑이다. 판매상품은 국내 농·축·수산물과 중소기업 제품만으로 편성한다. 2018년 1월 31일자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홈쇼핑 업계 유일의 공공기관이 됐다.

대주주는 중소기업유통센터(지분 50%)이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한 곳이다. 농협경제지주(45%)가 2대 주주 역할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만든 홈앤쇼핑과 일부 중복되는 사업구조를 가졌다.

2015년 개국한 첫해 매출로 339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1171억원, 2017년 1389억원, 2018년 1471억원, 2019년 1586억원 등으로 매년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반면 같은 기간 수익성은 마이너스였다. 공영홈쇼핑 영업손실은 2015년 200억원에서 2016년 107억원, 2017년 45억원, 2018년 66억원, 2019년 49억원 등으로 누적됐다.


적자가 지속되는 기간 매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낮은 수수료율 정책으로 수익성 개선이 원활하지 못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판로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공적 목적에 맞춰 동종업계 타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GS홈쇼핑 등 국내 TV홈쇼핑 채널 7곳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0%안팎이다. 반면 공영홈쇼핑은 수수료율 20%가량을 유지해왔다. 매출이 늘어도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오래 지속된 것이다.

누적된 적자에 결손금도 증가세를 이어왔다. 2015년 190억원이던 공영홈쇼핑 결손금은 2016년 285억원, 2017년 319억원, 2018년 375억원, 2019년 388억원 등으로 꾸준히 누적됐다. 이는 자본금 8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2019년 자본잠식률은 48.5%를 기록했다.

◇부분자본잠식 지속에 비용절감 집중, 경쟁력 확대 과제

부분자본잠식이 이어지면서 투자에 대한 스탠스도 비교적 소극적으로 이어졌다.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수수료율 등 구조적인 문제에 흑자전환을 이뤄내기 위해선 비용 절감밖에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영홈쇼핑이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면서 마스크 구매 신규고객이 대규모 유입되자 처음 218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누적된 결손금이 많아 당장 결손금을 다 털어내진 못했다.


이후 2021년 14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자본잠식 해소에 성공했다. 현재 이익잉여금은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쌓여 120억원 수준이다. 다만 국내 7개 홈쇼핑업체 중 영업이익이 가장 적고 점유율은 꼴찌(3%)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탓이다. 2021년 TV홈쇼핑 브랜드 진단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의 브랜드 인지도는 85.8%로 주요 TV홈쇼핑 브랜드 중 가장 낮았다. 향후 이용 의향, 최근 1년 이내 구매 경험, 친숙도, 추천 의향 등의 분야에서도 모두 꼴찌를 차지했다.

공영홈쇼핑의 예산이 연간 2380억원인데 투입예산보다 더 적은 매출을 내고 있는 점도 비판받는 부분이다. 이런 점 때문에 쌓이는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숙원사업인 신사옥 설립에 나선 것도 꼬였다. 2021년 전용사옥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으나 진행이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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