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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롯데맨' 김성식 상무…지주·카드 오간 전략통

경제 환경 이해도 높아…"건전성·포트폴리오 살펴 볼 것"

이기욱 기자  2023-09-27 10:31:07
롯데카드가 정통 '롯데맨' 김성식 상무를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2019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외부 출신 인사가 CFO를 맡아왔으나 다시 내부 출신 인사가 살림을 맡게 됐다.

김 상무는 롯데그룹과 롯데카드를 오가며 전략·기획 업무를 주로 담당한 '전략통' 인사다. 시장 상황에 대한 높은 이해도,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 등이 주된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는 CFO로서의 당면 과제 중 하나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더벨과의 통화에서 "아직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라며 "우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자산 건전성, 자산 포트폴리오 부분을 다시 한 번 뜯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4년 만에 내부출신으로 변화…롯데지주 가치경영실 등 근무

롯데카드는 최근 전사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9년 11월부터 CFO를 맡아왔던 석동일 경영전략본부 부사장이 다소 이른 시점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성식 전략기획실 상무가 뒤를 잇게 됐다.

김 상무는 내달 1일부터 경영관리본부장을 맡는다. 경영관리본부는 기존 경영전략본부가 개편된 조직이다. 산하에 경영관리실과 경영지원실, 재무관리실을 두고 있다. 전략부문 업무를 신설 조직인 전략본부로 이관하고 재경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 상무는 롯데 내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전임자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석 부사장은 삼성카드 재무기획팀장, 자금팀장, 감사·신용관리실장, 삼성카드 고객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거쳐 롯데카드에 합류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직후 영입해온 인물이다.

반면 김 상무는 롯데그룹 공채 출신이다. 그는 1971년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롯데그룹에 입사, 정책본부 운영실 등에서 근무했다. 2000년대 초반 롯데카드로 이동해 약 10년 동안 근무했으며 2010년대 초반 다시 지주사로 복귀했다. 롯데카드에서는 경영혁신팀장을, 지주에서는 가치경영실 가치경영4팀 수석 등을 역임했다.

롯데지주의 가치경영실은 그룹 계열사의 기업 M&A 등 굵직한 사업 전략 등을 컨설팅하고 재무를 관리하는 부서다. 그룹 전체의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조직이다. 김 상무는 2018년 가치경영실에서 상무보까지 승진한 후 롯데카드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재무 전문성·학계 네트워크 등도 강점…조달 경쟁력 강화 등 과제

김 상무는 롯데카드에서도 전략통 인사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카드 기획부문장, 전략부문장, 전략혁신실장 등을 맡았다. 조직개편에 따라 명칭과 역할이 조금씩 바뀌었지만 전략 총괄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지난해에는 롯데마케팅실장을 맡으며 잠시 마케팅본부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으나 11월 다시 전략기획실장에 선임됐다.

김 상무는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경제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 적합한 인사로 평가된다.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전공한 만큼 재무에 대한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추가로 학계에서도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카드의 차기 CFO는 향후 많은 과제를 수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다시 금리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조달 부문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불황으로 저하된 수익성의 회복도 필요하다. 자본적정성 제고, 건전성 관리 등도 업계 공통의 과제로 자리하고 있다.

김 상무는 향후 재무 전략 관련 질문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금 조달환경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 자금 조달 쪽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조달 구조를) 장기로 운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시장 상황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대비해서 회사의 경영 실적이나 외형 등 좋아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신평사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IR을 지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법인 신규 투자 등과 관련해서는 "이미 베트남 법인이 있어서 추가적인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 안정화하는데 신경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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