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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화승네트웍스, 모태 '디앤액트' 리스크 탈출

②2015년 디앤액트 매각된 이후 관련 손실 지속…7년간 328억 반영

고진영 기자  2023-09-07 14:27:18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화승그룹의 모태는 고무신을 팔아 회사를 키운 '화승(현 디앤액트)'이다. 현수명 초대 회장이 운영하던 동양고무산업을 아들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이 물려받아 화승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이후 3세 승계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지자 그룹은 화승을 매각하는 고육책을 마다치 않았다.

불똥은 화승네트웍스에 튀었다. 디앤액트와 관련한 자금대여 약정, 인수 사모펀드 지분 관련 손상차손 등이 수년간 거추장스러운 손실을 안겼다. 하지만 지난해 대여금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디앤액트에 대한 리스크는 이제 벗어났다는 평이다.

화승네트웍스는 2016년 이후 디앤액트와 관련한 손실이 꾸준히 발생해왔다. 디앤액트는 스포츠 브랜드와 ‘르까프’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옛 이름 '화승'에서 알 수있듯 화승그룹의 뿌리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2013년 화승그룹은 화승 지분 절반을 물류기업 경일에 매각한다. 2015년에는 경영권을 포기하고 KDB산업은행과 KTB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전부 넘겼다. 3세 경영을 위한 재편 과정에서 화승알앤에이가 계열사 지분을 인수해 지배력 강화에 나섰고,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화승을 팔았다는 평가다. 매각 후론 화승의 이름을 쓰는 조건으로 화승그룹이 로열티를 받다가 2020년 사명을 디앤액트로 바꿨다.

다만 매각으로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기진 않았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화승네트웍스는 디앤액트 인수 PEF의 선순위 지분 150억원, 후순위 지분 105억원 등 254억원 규모를 매입했다. 또 투자자 유치 목적 등으로 150억원의 대여확약도 체결한다. 화승네트웍스(100억원)와 화승소재(현 화승코퍼레이션, 50억원)가 대여확약자, 디앤액트는 차주가 되는 계약이었다.

대여확약의 조건을 보면 PEF가 디앤액트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한 화승네트웍스와 화승코퍼레이션은 대여 요청에 응해야하고 매년 결산할 때 영업손실이 생기거나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일 경우 디앤액트의 출자전환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다. 이후 자금 대여와 상환이 수시로 이뤄졌다.

그러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디앤액트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화승네트웍스도 PEF 지분 관련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2016년 81억원, 2017년 23억원, 2018년 42억원을 반영했다. 2018년에는 잔여 선순위 지분(108억원)을 '빅토리제일에스피씨'로 인적분할, 지분관계를 청산했으나 디앤액트와 관련한 손실은 계속됐다.


디앤액트는 2019년 1월 기업회생정차를 신청한다. 이에 따라 화승네트웍스는 장기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91억원, 재고자산 예상손실 충당부채 54억원, 자산담보부대출(ABL) 관련 지급보증 충당부채 100억원을 반영했다. 앞서 화승코퍼레이션은 디앤엑트의 자산담보부대출 실행 과정에서 신용보강을 제공했는데 화승네트웍스가 자금보충의무를 부담하고 있었기 떄문이다. 화승네트웍스는 이 약정에 따라 100억원을 디앤액트 대주단에게 대위변제했다.

또 2019년 8월엔 디앤액트가 대여확약과 관련해 화승네트웍스와 화승코퍼레이션에 대여금 지급소송을 제기한다. 화승네트웍스는 2021년 7월 1심에서 패소하자 원금 100억원과 지연손해금 17억원 등을 '잡손실'로 처리하고 100억원을 공탁했다. 화승네트웍스 부채비율이 2020년 285% 수준이었다가 이듬해 413.4%로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2심에서 승소하면서 기타충당부채 117억원이 영업외수익으로 환입처리됐고 부채비율 역시 240.7%로 회복했다.


환입된 금액을 제해도 2016년 이후 디앤액트와 관련해 화산네트웍스가 손실처리한 금액은 328억원에 이른다. 화승네트웍스의 연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100억원대라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규모다.

다만 디앤액트가 상고를 포기한 만큼 소송 관련 리스크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또 ABL 관련 약정으로 대위변제했던 100억원에 대해서도 2020년부터 5년에 걸쳐 화승네트웍스가 분할회수하기로 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남아 있는 상환 예정금액은 28억원이고 2024년까지 전액이 회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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