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그룹에 포진한 상장사들은 화승코퍼레이션, 화승인더스트리, 화승엔터프라이즈, 화승R&A 등 4개사다. 이들 기업은 모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했다. 만일 투자자가 화승그룹 상장사에 장기간 투자했다면 얼마나 수익을 얻을까.
시가총액 변동과 배당 집행액을 토대로 산정한 총주주수익률(TSR)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다. 10년 TSR을 비교하면 화승인더스트리가 223%, 화승코퍼레이션이 12%로 나타났다. 반면 1년 TSR은 화승코퍼레이션이 우위를 보였다.
◇화승엔터프라이즈 3년새 시총 60% 줄어 2014년 2월26일부터 2024년 2월26일까지 10년간 시가총액 변동을 살피면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화승코퍼레이션은 1104억원에서 1059억원으로 4.1%(45억원) 감소했다. 화승인더스트리 시가총액은 10년 전 680억원과 견줘 3배 가까이 불어난 1826억원으로 나타났으나 2019년 2월 4365억원보다는 2539억원(58.2%) 적다.
'아디다스' 브랜드 신발 제조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최근 시가총액은 4393억원으로 2016년 10월 상장 당시 4026억원보다 9.1%(367억원) 많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최대를 기록한 2021년 5월12일 1조3019억원 대비 66.3%(8626억원) 감소했다. 화승코퍼레이션의 인적분할을 계기로 설립돼 2021년 3월 증시에 오른 화승R&A도 상장 첫날 1482억원에서 2024년 2월26일 854억원으로 3년 만에 42.4%(628억원) 줄었다.
그룹 내 상장사들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취지에서 주주환원책을 시행해 왔다. 대표적인 정책 수단이 '배당'이었다. 화승코퍼레이션은 지난 10년 동안 183억원을 들여 주당 총 775원의 배당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화승인더스트리 역시 같은 기간 373억원을 투입해 주당 배당금으로 누적 724원을 집행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016년 상장 이래 지난해까지 149억원을 들여 주당 총 285원을 배당했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 잇달아 연결기준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주당 배당금으로 45원씩 책정했다. 화승R&A도 2021년(25원)과 2022년(50원) 결산배당을 잇달아 집행했다.
배당정책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한 계열사는 화승인더스트리와 화승엔터프라이즈다. 화승인더스트리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통해 "연결 배당성향은 2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도 공시 보고서에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연결 배당성향은 10%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기술했다.
◇화승인더스트리, 자사주 취득·처분도 적극적 시가총액 변동과 배당 수령액을 반영해 산정하는 총주주수익률(TSR)은 10년 기준으로 살피면 화승인더스트리가 223.4%로 단연 높았다. 같은 기간 12.5%로 나타난 화승코퍼레이션과 대조를 이룬다. 시가총액 증가 폭과 배당 집행액 모두 화승인더스트리가 우위였다.
2019년 2월부터 올해까지 5년 TSR은 모두 마이너스(-) 값을 시현했다. 화승인더스트리가 -50.6%로 가장 낮았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36.2%, 화승코퍼레이션은 -15.7%였다.
기간을 1년으로 설정하면 화승코퍼레이션의 TSR이 그룹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지난해 2월 이래 1년간 TSR은 △화승코퍼레이션 27.9% △화승R&A 16.3% △화승인더스트리 -11.7% △화승엔터프라이즈 -21.4%로 집계됐다.
배당 외에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각광받는 '자사주 매입'은 화승인더스트리가 적극 활용했다. 2018년 이래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과 신탁계약을 맺고 자기주식 978만4011주를 사들였다. 2019년과 2021년, 2022년에 걸쳐 440만8211주를 처분했다. 화승코퍼레이션은 2017년에 자사주 170만주를 매도한 사례가 유일하다.
화승그룹 관계자는 "상장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왔다"며 "각사에서 다양한 주가 부양 수단의 타당성과 기대효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