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재무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지주와 은행의 재무조직이 각각 움직이도록 하면서도, 단 한 곳만 예외로 두고 있다. 바로 회계부로, 이곳의 인력은 두 업무를 겸직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은행이 지주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재무조직 중 일부를 겸직 구조로 구성해 효율성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인력 최다 회계부 지주·은행 '겸직' KB금융지주의 재무그룹은 △IR부 △회계부 △재무기획부 등 3개의 부로 이뤄져 있다. 세 부서의 인력을 모두 합치면 약 70명 정도로, 이 중 회계부 인력만 30명 정도다.
회계부의 인력이 많은 배경엔 지주와 은행의 겸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IR부나 재무기획부와 달리 회계부는 은행 업무도 동시에 수행해 타 부보다 인력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회계부를 이끄는 인물이 바로 김상덕 부장이다. 김 부장은 회계사 출신으로 회계 및 결산, 세무와 재무 보고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IR과 재무기획부는 각각 권봉중 전무와 나상록 부장 맡아 이끌고 있다.
IR부를 총괄하는 권 전무는 IR 전략 수립 및 활동을 비롯한 각종 공시 및 주주총회 업무 등을 맡고 있다. 나 부장은 지주 내에서 경영계획 수립과 계열사 관리를 맡고 있다. 자본, 자금 및 예산 관리도 나 부장 몫이다.
◇ 겸직 구조 '효율성'에 초점 그렇다면 KB금융지주는 왜 회계부 인력이 은행 업무를 겸직하도록 한 것일까. 그 이유는 업무 효율성에 있다. 다른 계열사보다 은행이 차지하는 수익성 비중이 월등히 큰 만큼 회계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뜻이다. 올 상반기 KB금융지주의 지배기업지분 당기순이익은 2조9967억원으로, 이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만 약 62%에 달한다.
KB금융지주 내 다른 계열사와 은행의 수익성 차이는 큰 편이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은 5252억원, KB증권은 2496억원, KB라이프생명은 2157억원, KB국민카드 1929억원, KB캐피탈 1054억원, KB부동신탁은 354억원, KB자산운용 3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러한 이유로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간의 소통도 면밀히 이뤄지고 있다. 서영호 KB금융지주 부사장과 김재관 KB국민은행 부행장이 공식 회의 외 비공식적인 만남도 자주 이어가며 업무적인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 부사장은 KB금융지주의 재무총괄을 맡고 있는 인물로 외부 출신이다. 서 부사장은 1990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로 금융권에 발을 들인 이후, 도이치모건그렌펠증권, ABN AMRO 증권, JP모건 등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6년 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부임하며 KB와 인연이 닿았으며, 5년 뒤 KB금융지 CFO로 파격 임용됐다.
김 부행장은 정통 KB맨이다. 1992년 입행해 KB국민은행에서 양주테크노지점장, 기업상품부장, 중소기업고객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말 경영기획그룹으로 전무로 자리를 이동했으며, 지난해 말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경영기획그룹은 CFO가 총괄하는 그룹으로 재무와 직접 관련된 △재무기획부 △회계부와 함께 △기획조정부△전략기획부 △펀드서비스부△ESG기획부 등으로 이뤄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