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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인바이츠, 거버넌스 '탕평' 중심에 선 정인철 대표

AT커니·STX 거친 30년 베테랑 컨설턴트… 신구 최대주주+소수주주로부터 두루 지지

최은수 기자  2023-07-19 13:35:18
CG인바이츠(구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정인철 단독 대표 체제를 확정하면서 최대주주 변경 이후 거버넌스 정비를 위한 첫 발을 뗐다. 정 대표는 창업주이자 기존 최대주주 조중명 회장 시절부터 중용됐다. 하지만 새 최대주주 인바이츠바이오코아 측과 연결고리를 형성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정 대표는 신·구 최대주주와 함께 경영권 분쟁을 예고한 소수주주 측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그들이 구상하는 이사회 추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탕평'으로 요약되는 CG인바이츠 거버넌스를 정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합류 후 2000억 자금 조달 주역, 새 거버넌스 구축 작업 전면에

CG인바이츠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정인철·신승수 공동 대표 체제에서 정 대표 단독 체제로의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신 공동 대표는 회사에는 대표 및 사내이사에선 내려오지만 회사엔 남아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변경일은 7월 18일이다.


정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 석·박사 이후 모니터그룹, AT커니, 대림코퍼레이션과 STX를 거쳤다. 커리어 대부분을 컨설팅으로 쌓은 베테랑 컨설턴트다. 2016년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에 CFO로 합류했다.

합류 직후 크리스탈을 비롯한 바이오텍은 유동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섰고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확보했다. 정 대표가 CFO 시절 조달 자금 규모만 2000억원에 육박한다. CG인바이츠는 2006년 상장했다. 상장 공모자금을 합쳐 10년 간 조달한 자금보다 정 대표 합류 후 조달한 규모가 더 컸다.

정 대표는 오랜 컨설팅 역량을 앞세워 유상증자는 물론 메자닌, 상환전환우선주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펀딩을 성사시켰다. 회사 신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였다. 당시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2018년 12회차 CB로 조달한 총 497억원 가운데 80% 가량인 400억원을 오픈이노베이션과 자회사 R&D 비용의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알린 게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에 합류한 이후 자금 조달에서 빼어난 성과를 내자 창업주 조 회장은 그를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면서 후임 인선 없이 CFO 직책을 다시 맡기기도 했다"며 "그간의 공을 인정한 셈이기도 하고 재무 및 자금 운용 관련해선 그를 대체할 인사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신구 조화+내홍 다스릴 '탕평 인사' 요약… 새 체제 전환 앞두고 쇄신보단 중용

현 최대주주인 인바이츠바이오코아와는 자회사 마카온의 스핀오프 과정에서 인연이 만들었어졌다. 마카온은 2020년 7월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첫 대규모 투자인 시리즈A에 인바이츠바이오코아의 사모펀드운용사(PEF) 뉴레이크얼라이언스가 가세했는데 이 딜의 중심에도 정 대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CG인바이츠는 '혁신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약 20년 간의 R&D를 진행했고 바이오벤처 중 최초로 국산 아셀렉스를 출시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진통제인 아셀렉스가 사실상 상업화 연착륙에 실패한 이후 난항을 겪어 왔다. 정 대표가 CFO로 부임한 이후 적극적인 자금조달을 통한 신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던 배경도 이 지점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정 대표의 역량은 재무 쪽에만 국한하진 않는다. 주가 부침으로 기존 경영진 및 최대주주, 그리고 소수주주와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CG인바이츠가 조 회장에서 현재의 최대주주로의 손바뀜 과정에서 소수주주는 이사의 해임과 동시에 신규 선임안을 동시에 제안할 때 정 대표를 추인한 것도 이같은 시각과 무관치 않다.

최대주주 인바이츠바이오코아 측도 이같은 정 대표의 역량에 주목한 모습이다. 특히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선 얽히고설킨 거버넌스를 정비하고 사내 역량을 한 데 모아야 한다는 게 내부 중론이다. 해묵은 갈등을 봉합하고 새 비전을 향해 회사를 이끌 적임자로 정 대표를 꼽은 모습이다.

GC인바이츠 관계자는 "인바이츠 생태계 안에서 항암제 개발과 함께 유전체, 디지털 치료제 등 역량을 더해 헬스케어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며 "추후 신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갈등보다는 합심해 결과를 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으며 정 대표는 이 '탕평'에 어울리는 역량을 갖춘 경영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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