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이츠 생태계에 편입된 CG인바이츠가 비핵심 자산 매각에 힘을 싣고 있다. 판교 부동산 매각에 이어 자회사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크리스탈생명과학'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신약 전주기 밸류체인이라는 기치 하에 불필요한 자산은 정리해 자금마련을 한다는 복안이다.
◇화일약품과 겹치는 사업구조 "휴온스에 매각 추진 중" CG인바이츠는 자회사 크리스탈생명과학을 휴온스그룹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상황으로 조만간 계약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CG인바이츠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탈생명과학의 지분율은 59.22%로 과반 이상이다. 완전 자회사 크리스탈바이오사이언스가 10.06%, 창업주 조중명 이사회 의장이 개인적으로 16.7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관계사 화일약품을 통해선 11.17%를 보유 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CG인바이츠가 매각하려는 대상 지분은 최소 97%에 달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5월 CG인바이츠는 인바이츠 생태계에 편입된 이후 곧바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위한 비효율 자산 매각을 추진했다. 7월 분당구 판교에 있는 부동산을 약 349억원에 매각했다. 마곡에 세운 신사옥으로 대부분 이동한 상황에서 판교 부동산은 비핵심 자산으로 판단했다.
이번 크리스탈생명과학 매각은 이후 두번째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은 CG인바이츠의 자회사로 2015년 11월 설립됐다. 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는 거점이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내 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인증을 받은 공장을 보유 중이다. 이를 토대로 연간 1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핫팩회사인 즐거운 쇼핑의 지분 100%를 보유한 구심점이기도 하다.
인바이츠 생태계에 편입된 CG인바이츠는 △디지털헬스케어 △항암백신 △유전체 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새로운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자금여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으로 아이발티노스타트(CG-745)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HDAC)의 작용을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이다. 췌장암을 타깃으로 국내 임상 2상을 마쳤고 미국에서 1b/2상을 진행 중이다. 항암백신 분야에서는 전립선암과 유방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당뇨·비만 디지털 치료제 등을 추가 파이프라이으로 검토 중이다.
CG인바이츠가 최근 관계사 화일약품 투자를 통해 지배력을 높인 것도 크리스탈생명과학의 매각 당위성에 설득력을 높인다. 화일약품은 원료의약품 제조 사업이 핵심이다. 사실상 크리스탈생명과학과 '제조업'이라는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굳이 투트랙 운영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G인바이츠는 10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CB 인수를 통해 화일약품에 160억원을 투자했다. 보유한 전환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최대주주에 오른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R&D에 집중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측면에서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이라며 "협상 진도 자체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휴온스그룹, GMP 공장 통해 생산력 강화와 매출 확보 다만 정작 거래 상대방으로 거론되는 휴온스그룹은 그 무엇도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딜이 진행되는 지 여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휴온스그룹의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감안하면 충분히 노려볼만한 매물이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최근 2년간 대대적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거쳤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을 중심으로 M&A와 매각 등을 단행하며 체질개선에 힘을 줬다.
더욱이 휴온스그룹이 올들어 외형확장 차원에서 생산캐파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는 시너지 측면에서 꽤 긍정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휴온스는 지난해 충북 제천에 제2공장을 설립했다. 휴온스의 핵심품목인 점안제 신규 생산라인으로 400억원을 베팅했다.
이와 별개로 2공장 내 주사제 생산라인 증설도 돌입했다. 2024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늘어나는 북미 수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오송공장을 보유한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는 생산역량을 확대하는 또 다른 승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딜이 진행되는 지 여부 등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