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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 재무적 판단도 '전략부문'에 의존

흡수합병 후 자체 재무실 폐쇄, CFO 산하 회계·금융담당 배치

전기룡 기자  2023-07-06 15:13:19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조직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자금 관리 위주의 '곳간지기'에 역할에 그치는 곳이 있는 반면 조달·전략·기획·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곳도 있다. 특히 진행 중인 변화는 회사의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주요 기업 CFO 조직의 위상과 역할, 전략을 조명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자체적인 재무조직을 갖추지 않았다. 대신 전략부문 산하 재무실이 전체 부문의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구조다. 그룹 재무팀 출신인 김우석 부사장(CFO)을 필두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화건설 출신의 담당임원들이 재무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재무적인 의사결정을 전략부문 산하 재무실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건설 시절에는 별도의 재무실이 존재했지만 지난해 말 ㈜한화에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중복되는 조직을 일부 정리했던 영향이다.

전략부문은 ㈜한화 내에서도 높은 위상을 자랑한다. 오너가3세인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데다 산하 실들도 △전략기획실 △재무실 △인사전략실 △법무실 △BR실 등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재무실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김 부사장이다. 1968년생인 김 부사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경리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룹 경영실 산하 재무팀 부장, 그룹 미주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경영진단담당,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 등 꾸준히 재무파트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한화컨버전스(옛 에스티아이)의 대표이사를 맡은 이력도 눈에 띈다. ㈜한화에는 지난해 11월 합류했다. 한화건설이 ㈜한화에 흡수합병되던 시점과 맞물린다.

김 부사장 산하에는 회계담당, 금융담당 등 두 명의 담당임원이 배치돼 있다. 회계담당은 재무회계와 연결회계, 세무 등 7개팀을 관리한다. 금융담당은 자금, 금융 등 4개팀을 맡고 있다. 11개 팀 외에도 독자적인 조직으로서 IR팀이 배치되는 구조다.

회계담당 임원으로는 강태우 상무(1973년생)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도완 상무(1970년생)가 상반기까지 회계담당 임원으로 근무해왔지만 최근 새로운 업무를 맡게 돼 직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산하 세무팀장이었던 강 상무가 담당임원직을 물려받았다.

한화건설 금융관리팀장 출신인 김용현 상무(1972년생)는 금융담당 임원으로서 조직을 이끌고 있다. IR팀장은 나태열 상무(1975년생)다. 나 상무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MSCI 영업담당과 같이 증권가에서 경력을 쌓다가 ㈜한화에 합류했다.


향후 조단위 복합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예정인 만큼 재무실의 역할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는 SPC인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을 통해 추진 중인 동명의 사업이 있다. SPC에는 한화임팩트(40%)와 한화커넥트(29%), ㈜한화(29%), 한화호텔앤드리조트(2%)가 참여한 상태다.

사업은 서울 중구 봉래동2가 122번지 일원에 국제회의수준의 MICE 시설과 호텔·판매·업무시설을 갖춘 최고 40층, 5개동의 건축물을 짓는 게 골자다. 규모만 2조원에 달하기에 원만한 조달 절차가 요구된다. 지난해 말에도 사업비 확보 차원에서 ㈜한화와 한화임팩트가 SPC에 540억원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했을 당시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를 제창했다는 점도 재무실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에는 복합개발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사업도 시행부터 조달, 시공, 준공 후 운영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연초 ㈜한화가 '대전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의 PF 조달을 마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자본 규모만 1조2400억원에 달한다. 하수처리장의 지하화를 위해 FI인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금융주선을 맡고 한화생명보험,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이 대주단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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